교계/교회

[설교] 소통의 기쁜 소식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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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생명사랑교회 홈페이지(https://www.agapao-zoe.com))
▲생명사람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성경본문

잠언 30장 1-9절, 시편 119편 97-104절, 베드로후서 1장 5-11절

[성령강림 사건의 핵심은?]

오늘은 성령강림주일입니다. 성령강림주일을 맞아 십자가 옆에 있는 것은 솟아오르는 거룩한 성령의 불꽃입니다.

사도행전 2장은 성령강림 사건과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 그리고 초대교회의 모범적인 공동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오순절 120명쯤 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데, 이들에게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온 집안을 가득 채웁니다. 모여 있던 사람들은 성령으로 가득해져서 저마다 각각 자신의 지역 언어로 말하기 시작하였는데,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이들은 갈릴리 출신 사람들의 지방 말을 자신들의 말로 알아듣게 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어서 베드로가 일어나 목소리를 높여 설교를 했는데,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새로운 믿음의 세계로 진입하라는 것이었고, 비뚤어진 세대에서 구원을 받고자 하는 3천명의 사람들이 마음에 감동을 받고 회개하며 신도가 됩니다. 이렇게 생겨난 교회는 서로 두려운 마음으로 함께 지내며 유무상통하며 집집이 돌아가면서 빵을 떼고, 순전한 마음으로 기쁘게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양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호감을 삽니다.

사도행전 2장이 보도하는 성령강림으로 일어난 사건들을 요약해 보면 그것은 '소통'과 '진실한 회개', 그리고 '사랑 공동체의 탄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한국교인들은 성령 강림, 성령 충만을 말할 때에 저마다 다른 생각들을 떠올릴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님과 주님의 천사만 알아듣는 방언의 은사, 병 고침과 예언의 은사, 하나님께서 내려 주시는 물질의 복, 성령이 주시는 내면의 평안과 참된 안식, 하늘의 지혜와 깨달음 등 각자 성령충만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를 탄생시킨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에서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소통"입니다. 소통하지 못해 생겼던 갈등과 불화, 싸움과 전쟁, 비뚤어진 마음과 혐오 등을 회개하고 다시 서로 내 것 네 것 할 것 없이 함께 나누며, 두 마음 품지 않고 모두가 순전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데 한 마음이 되었다는 것도 바로 소통의 문제입니다.

인간의 탐욕과 교만으로 하나님을 넘어서려고 했기에 불통의 벌을 받았던 바벨탑 이야기를 넘어서 성령께서 이루시는 새로운 소통은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와 '나 자신'의 소통]

소통의 문제에서 가장 먼저 살필 것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내 안에서 서로 다른 내가 싸울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때로 우리는 어떤 결정 앞에서 갈팡질팡 합니다. 두 마음이 상존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는 '지금의 나'와 '되고 싶은 나'가 충돌합니다. 이상은 높지만 현실이 따라주지 않으니 괜히 지금의 내가 미워집니다. 또 때때로 '과거의 나'의 모습이 '지금 나'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그 때 내가 왜 그랬나 ~" 후회하며 잠 못 들고, 한탄 속에서 지금의 내가 과거에 나에게 계속 붙들려 살기도 합니다.

내 안에는 교만한 나도 있고, 위축된 나도 있습니다. 실패했던 나도 있고, 성공했던 나도 있습니다. 어떨 때는 내 자신이 꽤 괜찮아 보이고 멋있어 보이지만, 어떤 때는 참으로 못나 보이고 미운 나가 있습니다. 문익환 목사님의 친구 시인 윤동주는 이런 자신의 모습을 한 편의 시에 담았습니다.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우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괜시리 미워지기도 하고, 그리워지기도 하고, 가엾어지기도 하는 그 마음이 우리의 마음입니다. 우리는 내 안의 수없이 다른 나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합니다. 그리고 서로 달라 보이고 대립하고 때로 싸우는 그 모든 나들이 바로 있는 그대로 받아 주어야 할 나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2021년 2월 28일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반 및 최우수 포크상과 최우수 포크 노래상을 받았던 정밀아라는 가수의 "꽃"이라는 노래의 가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 줍니다.

꽃 (글: 나태주, 곡: 정밀아)

예뻐서가 아니다, 잘나서가 아니다/ 많은 것을 가져서도 아니다.

다만 너이기 때문에/ 네가 너이기 때문에

보고 싶은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또 안쓰러운 것이고

끝내 가슴에 못이 되어 박히는 것이다.

이유는 없다, 있다면 오직 한 가지

네가 너라는 사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가득한 것이다.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가득한 것이다.

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

(https://www.youtube.com/watch?v=xhNhS_FQUiY)

시인 나태주가 바라보는 꽃을 향한 시선은 바로 우리가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어야 합니다. 이 시선이 바로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시선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은 우리가 예뻐서가 아니고, 잘나서도 아닙니다. 우리가 많은 것을 가졌기 때문은 더더욱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시는 분입니다. 다만 우리이기 때문에 우리 자신이 있는 그대로 그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데는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사랑하시는 것입니다. 조건이 없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여러분 자신을 다독이면서 여러분에게 말해 주십시오. "그냥 있는 그대로 괜찮다."

['나'와 '너'의 소통]

세상엔 나와 더불어 너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나와의 소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너와도 소통해야 합니다. 너와 소통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잠언의 말씀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야게의 아들 아굴이 말하고, 이디엘과 우갈에게도 전해 준 말입니다.

"참으로 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우둔한 짐승이며, 나에게는 사람의 총명이 없다. 나는 지혜를 배우지도 못하였고, 지극히 거룩하신 분을 아는 지식도 깨우치지 못하였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말씀은 잠언의 다른 말씀들과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다른 잠언의 말씀들은 하나님의 지혜의 말씀을 잘 아는 지혜자가 훈계하고 권면하는 방식을 따릅니다. 그런데 오늘 잠언의 말씀은 우리에게 지혜를 전해 주어야 할 지혜자가 자신의 무지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신은 우둔한 짐승이며, 총명함도 없고, 지혜도 배우지 못하였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도 깨우치지 못하였다고 말합니다. 잠언에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야말로 참된 지혜라고 말하는데, 오늘 아굴은 자신은 한참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질문을 합니다. "하늘에 올라갔다가 내려온 사람이 누구며, 바람을 자기 손에 움켜쥐고 있는 사람이 누구냐? 물을 그 옷자락으로 싸고 있는 사람이 누구며 땅의 모든 경계선을 그은 사람이 누구인가? 그 사람의 이름은 무엇인지, 그의 아들의 이름은 무엇인지, 정말 네가 아느냐?" 아굴은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진지하게 묻고 있습니다. 오늘 잠언은 아굴의 이런 고백을 통해 인간이 참된 지혜를 얻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또 하나의 지혜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즉 자신이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 그래서 겸손하게 묻고 배울 자세를 갖는 것, 바로 그것이 지혜이며, 내가 너를 만나 소통하는 기본자세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남과 갈등이 생기고, 오해를 하고 싸우게 될 때를 가만히 생각해 봅시다. 그럴 때에 대부분 우리는 우리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네가 틀렸고, 네가 잘못 알고 있고, 네가 나에게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냐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내가 틀렸고, 내가 잘못 알고 있고, 내가 너에게 잘못했다는 사실은 새까맣게 잊고 맙니다.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뭔가 서운한 감정, 억울한 감정, 분노의 감정이 솟구쳤기 때문에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신을 가다듬을 여유도 갖지 못하면서 싸우게 되는 것입니다.

정말 나쁜 사람이 악한 마음을 먹고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아니라면 서로 알고 지내는 사리에서 언제나 나만 옳고 상대가 그른 경우는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 같은 편에 서 있는 사람은 좋아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낯설게 여길 뿐만 아니라, 좋아하지 않고 심지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것뿐인데 틀렸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내 안에도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내가 있듯이, 세상에는 나와 다른 사람들로 가득하고, 다른 것은 결코 틀린 것이 아닙니다.

다르다는 말을 다르게 표현해 보면, 내가 있는 것이 상대에겐 없고, 상대에게 있는 것이 나에겐 없을 때, 우리는 나와 너가 다르다고 합니다. 즉 서로 다르다는 것은 결국 우리 모두는 조금씩 부족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부족함을 채워나가고 더 온전해 진다면 다름 때문에 다툼이 생길 이유는 없습니다.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었듯이, 남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면 좋습니다. 내가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이 아닌 것처럼, 상대도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합니다. 즉 아굴의 말처럼 우리는 뭔가 부족한 사람들이라는 것, 그래서 함께 만날 때 더 온전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믿고, 내가 옳고 상대가 그르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와 다른 네가 나의 부족함을 메꿔주고, 너와 다른 내가 너의 약함을 채워줄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서로 만나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 우리는 남을 만날 때 나 자신에게 솔직해야 합니다. 오늘 잠언의 저자가 주님께 드린 두 가지 간청 중에 첫째가 바로 허위와 거짓말을 멀리하여 달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을 평가할 때도 남 앞에서도 우리는 솔직할 필요가 있습니다. 꾸미는 것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서로 만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과 부유함은 우리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감추게 만들거나 왜곡시키는 대표적인 상태입니다. 잠언의 저자도 자신이 부유해지면 주님마저 부인할까 두려워하고, 또 너무 가난하면 도둑질을 하게 될까 염려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상품으로 대우받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과 부유함은 우리 자신을 스스로 속이게 만드는 대표적인 것입니다.

나와 네가 진실 되게 만나기 위해 우리 또한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부유함이 거만함을 만드는 기재로 사용해서도 안 됩니다. 가난함 속에서도 다른 즐거움을 찾을 줄 알며, 부유한 것으로 이웃과 나누는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이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대 간 소통]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오늘날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사회문제는 바로 세대 간 불통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은 매우 오래도록 인식하고 서로 간에 이해해 보려고 노력한 역사가 있었지만, 세대 간 소통의 문제는 깊이 있게 다루기가 어려웠습니다. 대체로 기존 세대가 기득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도 아이들보다는 어른이 힘이 있고,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나 지식의 양에 있어서 압도적이었기에 세대 간 소통의 문제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발달하고 남녀노소 모두가 평등한 인격으로 존중받는 세상이 되면서 여기저기에서 저마다의 권리를 찾는 목소리들이 들려 왔고, 그래서 예전보다 훨씬 더 복잡해진 세상에서 소통의 문제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모든 종류의 오해와 갈등을 다 다룰 수는 없기에 오늘은 MZ 세대라 불리는 2-30대 젊은이들을 이해하고 이들과 소통하는 법에 대해서 함께 나눠 보고자 합니다. 예전에는 한 세대를 보통 30년 정도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3세대가 한 가정을 이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세대 구분이 더 세밀해졌습니다. 미국 연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는 1928년부터 1945년까지 세대를 침묵 세대(Silent Generation)라 부르고, 1946년에서 1964년 출생을 베이비 부머 세대(Baby Boomer Generation)라 부릅니다. 65년부터 79년생들은 X세대(Generation X), 80년부터 95년생들은 밀레니얼 세대 또는 Y세대(Millennials 또는 Generation Y), 96년부터 2010년 출생한 이들은 Z세대(Generation Z), 마지막 2011년 이후 생들은 알파세대(Generation Alpha)로 구분해 부릅니다.

미국과 유럽의 세대 구분을 한국에 적용해 보자면, 한 세대는 평균 잡아 15년에서 16년 정도라고 할 수 있고, 우리는 지금 여섯세대가 함께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2-30대를 합쳐서 MZ세대라고 부르는데, 오늘날 전국의 기업에서 이 세대들을 연구하느라 꽤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한국 사회 전체 인구 중 33.7%(17,366,041명, 2019년 통계청 인구조사)를 차지하고 있고, 이들이 소비하는 트렌드가 사회 주류 문화로 자리 잡는 데 1년밖에 걸리지 않으며, 이들의 특징이 이전세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이전 세대들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투자와 다른 소비, 다른 기준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남들이 선망하는 대기업에 입사했다 하더라도 자신에 마음에 들지 않은 구석이 있으면, 언제든지 이직할 수 있고 그만둘 수 있는 세대입니다. 실제로 1년 만에 이직하는 사례가 매우 많습니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방을 가지고 있었고, 글자보다는 영상에 익숙한 세대입니다. 이후 이들은 디지털 원주민들답게 스마트 폰을 몸에 장착하고 다니면서, 온라인을 통해 누구라도 자연스럽게 다양한 만남을 할 수 있는 세대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이라면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투자하고, 직접 실행하며 참여하고자 하는 개성이 뚜렷하고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세대입니다. 소비에 있어서도 원하는 만큼만 구입하고 때로 공유하기 때문에 균형 있는 소비를 하는 편입니다.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다양한 세대들이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함께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의 소통의 문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게 다른 세대들은 같은 유튜브를 본다고 해도 서로 보는 장르가 매우 다르고, 같은 세대에서도 신문이나 TV를 주로 보는 사람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틱톡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의 사고방식은 하늘과 땅 차이가 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한 가정 안에서도 평화보다는 불화가, 그리고 불편한 삶들이 이어질 것입니다. 때때로 부모교육을 하는 강사들이 고등학생은 언어가 다른 외국인으로 생각하고, 중학생들은 지구인이 아닌 외계인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들 하는데, 오늘날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모두가 정말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매번 다양한 자리에서 만나야 하는 20-30대, MZ 세대와 만나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기성세대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특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들이 공정함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입니다. 공정함에 민감하고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이들의 행동이 때로 기성세대에게는 버릇없는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상에 버릇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누구나 버릇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삶의 양식, 행동 방식, 습관이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나와 다른 세대,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의 버릇을 파악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럼 MZ 세대가 말하는 공정은 무엇일까요? 숭실대 이호선 교수의 강연에 따르면 이들이 말하는 공정은 첫째 존대해 달라는 것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반말한다든지, 잘 모르면서 함부로 단정하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자신의 말에 경청해 달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말만 하지 말고, 우리를 똑같이 평등한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달라고 말합니다. 셋째, 기성세대가 어떤 부분에 있어서 부족하고 잘 모르는 점이 있다면 그것을 스스로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기성세대들은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잘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사회적 지위나 인생의 경륜을 내세우면서 얼렁뚱땅 넘어가거나 찍어 누르려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넷째, "먼저 솔선수범해서 행동하고 그 행동에 동참해 달라고 제안해 주십시오."라는 것입니다. 당신이 그렇게 할 때만 나도 하겠다는 것입니다. 한쪽이 기획하고 다른 쪽은 시키는 일만 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함께 기획하고 함께 행동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자는 것입니다. 기업이나 또 다른 일들을 함께 할 때 당신과 내가 한 파트너라면 그래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일한 것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보상해 달라는 것입니다. 열정 페이는 통하지 않습니다. 일한 것보다 적게 보상이 된다면 일을 그만 두는 것은 물론 고발과 고소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반드시 찾으려 합니다.

여러분! 이 세대들을 어떻게 느끼시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런 MZ 세대의 요구를 들으면서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제가 어렸을 때, 윗어른으로부터 들었던 부당한 것들에 대해서 제가 하고 싶었던 말들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X세대들이 자신의 자녀들에게 그렇게 가르쳤고, 이제 그 세대들이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베드로후서의 말씀에서 편지의 저자는 이렇게 권면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열성을 다하여 여러분의 믿음에 덕을 더하고, 덕에 지식을 더하고, 지식에 절제를 더하고, 절제에 인내를 더하고, 인내에 경건을 더하고, 경건에 신도간의 우애를 더하고, 신도간의 우애에 사랑을 더하도록 하십시오."

여기에는 다양한 덕의 목록이 나와 있습니다. 이 목록들은 2세기 초반 편지의 수신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목록이었을 것입니다. 오늘날도 절제와 인내, 경건과 덕, 신도간의 우애와 사랑은 참으로 소중한 가치들입니다.

동시에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은 존중과 경청, 솔직과 부족함의 인정, 공정한 보상과 함께 하는 파트너가 되어 달라고 기성세대에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십대들인 알파 세대는 또 어떤 가치들을 소중하다고 생각하는지 우리는 끊임없이 배워야 할 것입니다. 세대마다 가지고 있는 그 습관들, 생활양식들, 문화와 버릇들을 잘 파악한다면, 우리는 다양한 세대들과 소통할 것이고 그것이 바로 복음, 즉 기쁜 소식이 될 것입니다.

오늘 베드로후서는 신도간의 우애와 그 우애에 사랑을 더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하고자 합니다. 신도 뿐만 아니라 가족들, 친구들, 이 사회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우애를 맺고 사랑을 더하고 싶어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바로 우리 모두는 서로들의 버릇을 파악하고 그것으로부터 그들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해를 하면 함께 하는 것이 즐거워지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오신 주일 이 아침, 여러분 모두에게, 소통하시는 성령의 영이 오시길 빕니다. 소통의 복음, 소통의 기쁜 소식을 들으시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행복을 누리시길 빕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저마다 자신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배우고 익힌 것들, 생각하는 것들이 서로 다릅니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그 모두가 함께 모여 다채롭고 아름다운 향연이 되도록 우리에게 주님의 지혜를 허락하여 주소서. 우리 모두를 한 마음으로 이끄시는 성령께서 우리의 주인 되셔서 무엇보다 서로 존중하고 경청하는 이들이 되게 하시고,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서로 돕고 함께 사는 법을 익히게 하여 주소서.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신도들간의 우애에 사랑을 더하여 언제나 생명들을 살려내고 사랑이 넘치는 교회가 되게 하여 주소서. 우리의 주님이시며 참된 구원자 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감사기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쁨의 소식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하나님!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주님의 은총에 감사하며 작은 정성을 모읍니다. 우리의 삶에 굴곡이 있고, 그늘이 있고, 때때로 헤어 나오지 못할 수렁이 있더라도 감사를 놓지 않게 하여 주소서. 불평과 불만으로 내게 주어진 삶을 헛되게 소비하는 일이 없게 하소서. 보이는 것에 취하여 보이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을 놓치지 않게 하시고, 작은 일에 얽매여 큰 것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에서 건져 주소서. 주님께 예물을 드리면서 우리의 생각과 몸과 마음도 드립니다. 모두 받아주소서. 받으셔서 깨끗하게 하여 주소서. 곳곳에서 일어나는 하나님 나라 운동에 이 귀한 예물들이 쓰이게 하여 주소서. 무엇보다 우리가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게 하시고, 빵은 필요하지만 빵만으로 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늘 기억하게 하소서. 주님께서 부르실 때, 언제라도 달려 나갈 수 있도록 준비된 자가 되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여러분은 열성을 다하여 여러분의 믿음에 덕을 더하고, 덕에 지식을 더하고, 지식에 절제를 더하고, 절제에 인내를 더하고, 인내에 경건을 더하고, 경건에 신도간의 우애를 더하고, 신도간의 우애에 사랑을 더하도록 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우리의 주님이시며 구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나라에 들어갈 자격을 충분히 갖출 것입니다.

* 축도

이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성령의 거룩한 친교가 서로 소통하고 사랑하여 주님 주신 생명을 즐겁게 누리려는 생명사랑교우들과 이 시간 전국에서 함께 예배하는 모든 성도들 위에 지금부터 영원토록 함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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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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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