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걸림돌과 그리스도인의 연대

신승민 목사, 6월 <사건과 신학>에 '미얀마 민주화 운동' 기고

Myanmar
(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얼마 전 재한미얀마청년연대가 대전역 광장에서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집회'를 열었던 모습. 이날 집회엔 충청지역을 비롯해 전국에 거주하는 재한 미얀마인 약 8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의미의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민주주의 회복, 그리고 국제사회의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6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사건과 신학>에는 '미얀마, 광주, 5월 그리고 민주주의; 의식과 무의식의 흐름'이란 제목으로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관한 글들이 실렸다.

NCCK 국제협력국장으로 있는 신승민 목사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걸림돌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한편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글을 게재했다.

신 목사는 "미얀마 민주주의 실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물론 군사주위에 뿌리를 둔 군부독재"라면서도 "그러나 영국 식민주의 지배를 거쳐 심화된 민족 간의 갈등이 민주주의 정착에 또 다른 걸림돌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고 했다.

신 목사에 따르면 미얀마에는 약 135의 소수 민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100년 이상 미얀마를 지배한 영국 식민주의자들은 미얀마의 다양한 민족을 서로 견제, 감시하는 "분리정책" (Divide and Rule)을 실시하여 민족들이 연합해 식민정부에 대항하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신 목사는 "특히 영국 식민정부는 약 70% 이상을 차지하며 미얀마를 지배해 왔던 다수족인 버마족을 정부와 군대, 경찰 등 주요 요직에서 배제하고 대신 샨(Shan)족, 커친(Kachin)족, 친(Chin)족 그리고 카렌 (Karen)족 등의 소수민족들을 기용하여 그들을 통제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버마족과 다른 민족들의 사이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었고, 결국 해방 후 버마연방(현 미얀마 연방)의 건국의 과정에서 민족들 간의 통합이 연방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 목사는 이어 "그래서 미얀마 건국의 아버지인 아웅산 장군은 1947년, 소수 민족들의 온전한 자치를 보장하는 판룽조약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이 조약은 그의 암살과 함께 사장되었고 잠깐 동안의 민정은 1962년 군부 쿠데타로 막을 내리며 장기간의 군부통치의 서막이 열린다. 아웅산 수지 고문도 부친을 따라 2016년 제2 판룽조약을 선포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신 목사는 그러면서 "2015년 선거에서 대부분의 소수민족들은 군부독재종식과 민족자치의 열망으로 수지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지지했다. 그러나 NLD 정부는 이러한 소수민족들의 열망에 응답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로힝야족 대학살과 같은 인권유린사태를 방치하면서 소수민족들의 신망을 잃고 결국 정권 또한 잃고 말았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미얀부 군부는 영국 식민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위기 때마다 이러한 민족 갈등을 적절히 이용하여 다양한 민족들 사이를 이간질하고 심지어는 같은 민족들 사이도 이간질함으로써 민중들이 연합해 군부에 저항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신 목사는 그러면서 "소수민족의 자치권 보장을 통한 민족들 간의 화해와 통합 없이는 결코 미얀마에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면서 제도혁명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최악의 인권유린을 저질러 온 버마족의 "영혼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참회 없이"는 소수민족의 한이 치유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신 목사는 미얀마 민주주의 투쟁에 NCCK를 비롯한 종단들이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있음도 알렸다. 그는 "NCCK는 사순절기간 동안 미얀마 시위 희생자 유족들과 구속자들, 난민과 어린이들을 위한 한 끼 금식 헌금을 호소하여 많은 교회들이 참여했고, 기독교 사회선교단체로 구성된 기독교행동은 매주 기도회와 일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또 "현재는 긴급식량 지원, 부상자 치료, 은신처마련, 법률지원 등을 조직하는 미얀마 주민 그룹들과 연대하고 있다. 미얀마 민주주의 투쟁에 대한 한국의 기독교의 이러한 깊은 연대와 지원은 그들의 투쟁이 70,80년대 군부독재에 항거한 우리의 역사적 경험들과 겹치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를 통해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예언자적 상상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애 admin@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