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신침례교회 김관성 목사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하나님이 사라진 시대'란 제목의 글에서 교회의 중심에 하나님이 부재하고 인간이 중심이 된 왜곡된 교회상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김 목사는 이 글에서 먼저 "신은 죽었다"고 외친 니체의 의도를 인간 위에 군림하는 도덕적 가치 체계의 붕괴를 통한 가치의 전도임을 확인했다. 그는 "니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들 스스로의 힘으로 다스리고, 군림하고, 지배하려는 세상 외에는 다른 궁극적인 가치들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목사는 이어 "'초월적인 영역에 계시는 인격적 절대자'의 개념을 인정하지 않게 되면, 그 길은 최소한의 윤리와 도덕적 질서도 지킬 수 없는 자리로 달려가게 되어있다"며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라는 사사기의 표현대로 되는 것이다. 마틴 부버는 이런 현상들을 분석하면서 인격적인 절대자이신 하나님에 대한 인식이 인간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지기 시작한 후 심리학적 사고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즉, 심리학적 사고의 중심에는 인간의 자기 중심성이 자리 잡고 있고 자기 중심성에 사로잡힌 인간들은 오만방자한 자리로 나아가게 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더 이상 인간들은 하나님의 법에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옳고 틀린 것을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은 이제 자신의 감정이 되어버린 것"이라며 "죄로 인해서 선악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벌이며 이로 인해 올바른 지각 능력이 파괴되었다"고 덧붙였다.
주님의 몸된 교회도 인간의 자기중심성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김 목사는 지적했다. 그는 "세상을 닮아버린 교회에서도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는 하나님 말씀을 존귀하게 여기는 정신들이 거의 사라져 버렸다. 하나님 말씀이 대접받지 못하는 분위기는 교회의 구성원들의 의식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개념을 자동적으로 삭제시켜 버렸다"고 했다.
또 "개별적 인간들의 욕망이 중심이 되어 교회를 다스리고 있다. 이렇게 둔갑하게 된 교회 역시 실제적인 하나님의 통치와는 상관없는 또 하나의 다른 세상이 되어버렸다. 어느새 교회의 구성원들도 개별적인 자아의 욕구를 관철시키고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성도들의 의식에서 경외하고 경배하며 순종해야 할 하나님은 찾아보기 힘들고, 이용해야 할 하나님에 대한 의식만 자리 잡고 있다"며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인생의 모든 흔적이 죄뿐임을 고백하면서 소유하고 있었던 모든 권리와 누림을 포기하겠다고 나서는 성도는 이제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발견하기 어렵다. 자신의 경제적, 정서적, 환경적 필요를 충만히 채워달라는 신도들로 가득한 교회"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인생들이 그분의 영광과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기이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하나님은 세상의 모진 시련과 풍파로 인해 심리적인 결핍과 정서적 고갈을 경험하는 인간 인간들의 정신적 만족을 위해 존재하는 가련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 너무 심하게 왜곡된 현상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성경은 인간들에게 스트레스, 고난, 시련, 아픔, 절망적인 심리적 상태가 없는 세상을 약속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우리 구주이신 주님을 따르는 그 길에 수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신자는 그런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의 약속을 의지하면서 '소망 가운데 인내'하는 자리로 부름 받은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그러므로 신자의 소망과 기쁨의 원천은 자기중심적인 심리적 안정을 누리는 삶에 근거하지 않는다"며 "우리 앞을 기다리고 있는 현실의 고단함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다 걸어갈 때까지 우리와 동행하시며, 힘주시는 소망의 하나님이 신자가 가지는 유일한 자신감이요 희망이다. 설령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이 닥쳐온다 하더라도 그 고난을 신자의 인생에 가장 유용한 것으로 변화시키는 능력이 아버지의 손안에 있음을 믿고 가는 길, 그것이 기독교 신앙의 바른 길이며 유일한 자랑"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