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선수(우측)와 저자 이승국씨 ⓒ홍성사 |
눈이 하도 초롱초롱해서 ‘초롱이’라는 별명이 붙은 축구선수 이영표. 남부럽지 않을 만큼 성공했지만 아직도 눈빛에서 겸손함과 쑥스러움이 배어 나오는 그를 사람들은 아낀다.
그런 그가 이번에 책을 한 권 냈다. 역시나 쑥스러운지, 자신이 직접 쓰지는 않았다. 이영표의 팬을 자처하는 대학생 이승국씨가 이영표의 런던 집에 7박 8일간 머물면서 녹취한 자료를 바탕으로 도서 ‘성공이 성공이 아니고 실패가 실패가 아니다’(홍성사)를 펴냈다. 이 책에는 이영표의 성공비결이 조목조목 나와 있다. 결론적으로 그것은 ‘신앙’에 귀결된다.
이영표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안양으로 전학을 가면서 축구에 발을 들여 놓는다. 하지만 맞아가면서까지 훈련 받는 게 싫어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는 축구를 그만두려 하는데, 그가 빠지면 다른 선수들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코치에 못 이겨 결국 축구를 계속 한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계속하게 된 축구였지만 그때부터 그는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로 다짐한다. 개인훈련 시간을 갖기로 한 것. 얼마나 독했던지, 친구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에도 텔레비전을 보며 희희낙락할 때에도 개인훈련을 하러 숙소 밖으로 나왔다. 성공비결 1, 노력이었다.
성공비결 2는 인내. 대학교 3학년 무렵 그는 엄청난 좌절을 겪는데, 축구는 노력으로만 되는 게 아니라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그를 사로잡은 것이었다. 그래도 ‘버티기만 하자, 다른 생각하지 말자, 여기서 이 바람을 견뎌내기만 하면 된다’며 스스로를 다잡고 연습을 이어나갔다. 나중에는 그 시기를 ‘누에가 나방이 되려는 순간’이라고까지 회고할 수 있게 되었다.
성공비결 3은 신앙이다. 사실 이영표 하면 떠오르는 게 골을 넣은 후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기도 드리는 세러모니다. 그러나 사실 그는 프로에 입단하기 전까지만 해도 ‘안티 크리스천’이었다. 기독교인들을 자기들 밖에 모르고 사는 것 같고, 교리에 세뇌 당한 것처럼 보였다.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하나님이 정말 있다면 저 사람들은 왜 저러고 살까?’
그러던 어느 날 마음 속에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저 친구들이 왜 이렇게까지 하나님 이야기를 할까? 하나님이 과연 있을까?’ 당혹스러웠던 것은, 자신이 그 질문에 하나도 대답할 수 없었다는 것. 하나님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던 자신, 그러면서도 ‘하나님 믿지 말라’고 말하고 다녔던 자신이 스스로도 황당했다. 대답을 얻기 위해 그는 신비한 일을 보여주든지, 자기 마음을 바꿔보라며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배달된 신앙서적을 잃고 교회 성경공부에도 참여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생활에 입문하게 된다. 신앙을 갖게 된 후에도 슬럼프는 시시때때로 찾아왔지만 이젠 한결 성숙하게 이겨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그는 말한다. ‘잘 보면 인생도 그래. 어떻게 보면 빨리 보이고 어떻게 가면 느려 보이고 하는데, 중요한 건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길로 가느냐 안 가느냐야. 나중에 보면 하나님이 정해주신 그 길이 제일 빠르거든.’ 또 말한다. ‘지나온 나의 길을 돌아보면 신기하게도 늘 실패의 연속이었어. 난 실패했을 때마다 다시 일어섰을 뿐인데, 어느덧 내가 어렸을 때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걸 이루었지.’
그러면서 이렇게 말을 마친다. ‘하나님을 바로 알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 알 수 있다’고. 그의 어렵고도 쉬운 성공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