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MB 정권을 심판해 달라…” 나라를 위한 시국 기도회

향린교회에 모인 목회자와 평신도들 “이 땅에 평화를”

▲ MB 정권을 규탄하는 시국 기도회에서 참석한 목회자, 평신도들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김진한 기자
징소리가 울렸다. 그와 동시에 긴 침묵의 기도시간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각각 눈을 지그시 감고, 두손을 모아 기도를 올렸다. 종소리가 울리자 이들은 눈을 떠 기도송영을 부르고, 또 다시 징소리가 울리자 다음 기도제목을 놓고, 침묵기도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다시 종소리가 울리자 눈을 뜨고 기도송영을 했다.
 
이런 과정 네번을 되풀이하면서 기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 용산참사의 조속한 해결과 민중생존권 회복을 위하여 △ 민주주의 회복과 민주적 소통이 보장된 사회를 위하여 △ 비정규직 현실의 아픔을 위로하며 노동의 신성한 가치가 존중되기를 위하여 △ 부패한 정치의 개혁과 새 지도자를 위하여 △ 언론악법, 개정저지와 언론의 자유를 위하여 △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남북관계의 올바른 회복을 위하여 △ 한반도 4대강 보존과 창조세계의 보전을 위하여 △ 평등과 상생의 원칙으로 참 교육이 실현되기를 △ 청지기 사명을 충성스럽게 준행하는 교회가 되도록 △ 정의와 평화가 가득한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위하여 등을 기도제목으로 합심 기도했다.

2일 저녁 7시 향린교회(담임 조헌정 목사)에서 목회자들과 평신도가 함께하는 나라를 위한 시국기도회가 열렸다. 기도회는 정진우 목사(서울제일교회)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방인성 목사(함께여는교회)가 여는 기도를 올렸다.

방 목사는 “반민주 악법을 추진하며 약자들을 공권력으로 억누르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해 달라”고 기도했고, 이어 얼마전 경찰로부터 소환장을 받은 문대골 목사(한국기독교 평화연구소 소장)가 강단에 올라 설교를 전했다. 그는 이날 오전 그 소환장 때문에 경찰서를 항의 방문한 터였다.

문 목사는 ‘그리스도인과 성서’를 주제로 메시지를 전하며 MB 정권 하에서 추진되는 반성서적인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첫째로 MB의 반북정책을 들었고, 둘째로 MB의 반민주 정책을 들었다. 마지막으론 MB의 반서민정책도 지적했다.

▲ 강단에서 MB 정권을 향해 반북, 반민주, 반서민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한 문대골 목사가 조용히 침묵 기도를 하고 있다. 문 목사는 앞서 이날 오전 경찰의 소환장 발부에 항의하기 위해 혜화경찰서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김진한 기자

MB 정권의 대북정책에 관해선 “이명박 대통령은 그의 대북정책에 있어 두 가지 반성서적 작태를 연출하고 있다”고 문 목사는 지적했다. 그는 “하나는 지난 10년 민족공존, 평화공존의 대북정책을 철저하게 잘못된 것으로 치부하고 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북한을 소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북한을 접수하려는 것은 북한이 남한을 적화통일하겠다는 야욕을 품어서는 안 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MB의 반민주 정책과 관련, 문 목사는 “공권력이란 바로 민(民)이 주인이 되는 제도, 민중이 주체가 되는 제도를 수호하기 위해 국민으로부터 부여된 힘을 말한다”며 “MB는 이 힘을 오용, 남용, 악용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MB의 반서민정책에 대해 “가난한 자보다는 가진 자의 정권이라는 사실이, 노동자보다는 기업 친화적이라는 사실이, 공존보다는 패거리 지향적이라는 사실이 그 증거”라며 “성서의 이상은 양극의 융해이다. 그래서 양극화는 용서할 수 없는 죄”라고 했다.

설교에 이어 합창모임 ‘새 하늘 새 땅’(지휘: 조계연, 반주: 유신애)의 특송이 있었으며 용산참사 유가족 및 철거민의 간증 순서도 있었다.

이날 시국기도회는 NCCK 정의평화위원회,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 사회선교 연대회의, 생명의 강 지키기 기독교행동, 용산참사 기독교 대책회의, 예수살기, 전국목회자 정의평화 실천협의회, 정의평화 기독인연대, 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들, 통일시대 평화누리, 한국교회 인권센터 등의 주최로 열렸으며 1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주여! 이 땅에 민주주의와 평화를 주소서’란 주제로 열린 이날 첫 기도회는 시국기도회 준비모임의 주관으로 향후 계속적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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