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선교를 제국주의적으로 접근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 오후 2시 달개비 컨퍼런스 하우스에 열린 ‘한반도 평화통일 비전문서 전문가 토론회’에 첫 발제자로 나선 최영실 교수(성공회대학교)는 ‘남북 화해와 평화통일에 대한 성서적, 신학적 성찰)이란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던 중 이 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북한선교와 관련, 제국주의적 ‘선교’에 대한 위험성을 알렸다. “예수는 결코 제국주의적 선교관을 가진 적이 없다”고 주장한 최 교수는 “그는 부자들과 권력자들을 자기에게로 끌어들여 화려한 교회 건물을 지으려고 한 적도 없고, 또 그 자신은 한 번도 세계 선교를 기획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복음을 깨달은 그리스도인들은 고난당하는 동족의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되며, 위기에 처한 동족을 구하는 일을 가장 중요한 선교과제로 삼아야 하며, 이 일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교수는 로마 전쟁 하의 동족끼리 전쟁을 치른 ‘유대전쟁’을 빗대어 “오늘의 현실에서 남한도 강대국의 패권논리에 동조하면서 동족인 북한을 비난하고 멸시하며 억압한다면, 저 유대 전쟁처럼 동족상잔의 전쟁이 또다시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교수는 남북이 화해와 평화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로 “분단의 상황은 분단 논리와 분단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해 내면서 전수되고, 고정화되어 민족 전체를 분열시키고, 언제 어떻게 다시 전쟁으로 치달을지 모를 화약고로 작용한다”며 “바로 이 점에서 우리는 하루 속히 분단의 장벽을 허물고, 남북의 화해 통일을 이루어 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또 남북화해의 걸림돌로 분단 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 본 ‘6.25 전쟁’을 지적했다. 그는 “분단논리를 이용하여 정권을 유지하려는 독재 정권자들은 ‘6. 25’를 강조하면서 이 전쟁 개시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누구 때문에 우리가 그러한 민족족적 비극을 겪게 되었는지를 강조하면서, 북에 대한 증오와 보복심을 부추기면서 자신들의 정권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전쟁은 동족간의 상호 학살과 도와주러온 외세인 미국에 의한 학살이 가장 광범위하게 자행된 20세기의 가장 비극적인 전쟁이었다”며 그 예로 노근리 사건 등 미군에 의한 학살, 형무소 재소자 학살, 패퇴하던 인민군과 지방 죄악에 의한 학살, 주민들 상호간의 보복적 학살 등을 들었다.
이밖에도 6.25 전쟁의 근본 원인은 “세계 대전 후에도 조선의 자주 독립을 거부하고 조선을 분할통치한 강대국들의 패권주의에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6. 25’를 민족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무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도리어 동족상잔의 전쟁과 분단으로 말미암아 수없이 피를 흘리고 지금도 고통 받고 있는 남과 북의 무고한 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기억하면서, 하루 속히 남북의 화해와 하나됨을 이루어 내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6자 회담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 최 교수는 “소위 ‘6자’에 속한 강대국들은 모두 우리 민족을 침탈하고 지배했던 나라들”이라며 “한반도의 문제를 결정한 주요 회담들은 사실상 당사자인 남북을 제외한 채 강대국들이 자신들의 패권을 위해 맺은 ‘밀약’이었다”고 지적했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하나님 나라’에 반하는 ‘악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폈다. 최 교수는 “인간이 세운 어떤 이념이나 국가, 이데올로기는 모두 예수가 선포한 이 ‘하느님 나라’에 비추어 언제나 새롭게 변화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