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코로나 재난 시대...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은?

함세웅 신부, 제21회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포럼서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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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유튜브 영상 갈무리)
▲한국천주교 함세웅 신부가 발제하고 있는 모습

제21회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포럼에서 한국천주교 함세웅 신부가 '재난시대, 교회의 사회적 책임, 미래적 과제'이란 제목으로 주제 발제자로 나섰다. 함 신부는 지난 10일 열린 포럼에서 코로나가 우리 시대, 특히 그리스도인에게 주는 교훈과 의미가 무엇인지를 진단했으며 나아가 재난시대를 극복하는 그리스도인의 일치 비결을 나눴다.

함 신부는 "2천년전에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께서 외치셨던 그 말씀. '회개하라. 하늘나라 다가왔다'는 복음의 원선포를 이 재난을 통해서 우리에게 알려주신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묵상하고 함께 뉘우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재난 시대때 다시 십자가의 고난의 의미. 우리가 진지하게 묵상하고 깨달아야 되지 않을까. 그러나 십자가만 생각하면 사실 슬프고 우울해질 수 있다. 십자가의 고난을 넘어선 희망. 부활을 우리가 지향해야 된다. 십자가와 부활이 늘 한짝이라는 이 대목을 늘 생각하면서 묵상하고 싶다"고 전했다.

함 신부는 "코로나 시대 때 제가 개인적으로 묵생했던 내용 중의 하나는 코로나라는 말마디가 라틴어에서는 왕관, 화관입니다. 승리의 화환인데 특별히 성모마리아께 우리가 화환을 드린다고 그럴 때 코로나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 아름다운 코로나라는 단어가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전염병의 이름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라며 "이것은 코로나. 화환을 얻기 위해서는 얼마나 고통을 당하고 또 노력을 해야 되느냐 그런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개인적으로도 제가 묵상해 보았다"고 했다.

함 신부는 코로나가 주는 일차적 교훈은 그리스도인 시공간을 뛰어넘어 하나님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으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를들어서 가톨릭의 교훈에 주일에는 꼭 성당에 가서 미사해야 한다. 또 성사적 법규를 잘 지켜야 된다. 또 개신교의 경우에도 주일예배가 신앙인의 의무가 되어 있다. 그런데 그 상황이 숫자도 제제 받고 성당 문이나 예배당 문이 또 통제되고 있는 현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을 접하고 만날 수 있을까? 하나님은 성당이나 예배당이라는 공간을 넘어서서 바로 인간과 직접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그런 분이시다. 실제로 성서 안에서도 우리 인간이 성전이다. 우리 마음이 하나님께서 내재하시는 거룩한 성전이다. 그런 의미를 더욱 실감있게 깨달으면서 외적인 형식과 제도를 넘어서서 초월적인 그런 관계로 승화할 수 있는 은총의 기회가 아닐까 이렇게 한번 묵상도 해봤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 시대가 주는 또 다른 교훈은 실천적인 측면에서 거리두기라든지 또 사람과의 관계. 격리해야 된다든지 그런 식의 의미는 때때로 인간은 홀로 존재해야 된다. 스스로 생각하고 하늘과 땅. 인간 앞 이웃 앞에서 하나님 앞에서 독자적으로 삶을 살아야 된다. 그러한 교훈이 아닐까 생각했다"고도 했다.

함 신부는 "가톨릭의 사제들 경우에 1년에 5,6일 정도 수도자들은 한 주일 또는 열흘 정도 피정을 한다. 피정은 피해서 조용한 시간을 갖는다는 의미로서 침묵의 기도시간인데 이 코로나는 이 민족 전체. 사회 전체가 조용한 시간을 가지면서 개인적으로 숙고하는 그런 성찰의 시간을 가지라는 교훈이 아닐까 하는 묵상도 하면서 되새겼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는 바이러스로서 혼자는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디가서 기생해야 된다. 붙어서 살아야 된다. 사람에 붙을 때 살고 떨어지면 죽는다. 이렇게 서로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잘 협력하면 코로나를 잘 방지할 수 있고 우리가 서로 분열되어 살면서 또 방역규칙도 예를 들어서 잘 지키지 않는다면 코로나가 더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교훈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서적 관점에서 함 신부는 다윗이 인구조사를 하다가 하나님께 전염병이라는 벌을 받게된 성서 본문을 짚었다. 함 신부는 "사무엘 하권 24장에서 나오는 다윗의 인구조사. 이른바 병력 조사를 한 그 오만 때문에 하나님께로부터 벌을 받는 과정의 내용을 연계해서 묵상해 보았다"며 "(다윗이)제일 기간적으로 짧은 그러나 강한 벌을 선택을 했다. 그래서 3일 동안 7만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흑사병으로 목숨을 잃었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게 3천여년전의 사건의 기록인데 숫자적인 과장이 있을수 있겠으나 3천여년전에 7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라는 사건. 얼마나 엄청난 사건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성서의 소리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 되새기면서 처음에 말씀드린대로 저를 포함해서 사제들, 우리 목회자들, 특히 종교인들이 정말 가슴을 치며 '하나님 앞에 죄인입니다'라고 고백해야 될 때가 아닌가. 회개를 강조해주는 것이 바로 이 코로나의 암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질병 때문만이 아니라 남북 겨레가 저지른 잘못. 권력자들이 저지른 잘못. 독재정권이 저지른 잘못. 이런 모든 잘못도 함께 껴안으면서 특별히 교회가 교회 이름으로 저지른 잘못까지도 고백하며 뉘우쳐야 된다는 것까지를 함께 묵상했다"고 덧붙였다.

함 신부는 재난 시대의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사람은 성서에서 하나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존재. 또 개신교는 형상이라는 말을 쓴다. 똑같은 말이지만 모상은 조금 내면적인 것을 강조하고 형상은 외형적인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대체로 해석을 하고 있다. 하나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위대하면서 동시에 비참하다"고 했다.

그는 "(인간은)영적인 가치를 지녔기 때문에 위대하다. 그러나 언젠가 죽어야 된다. 그리고 죄를 지을 존재다. 이러한 위대함과 비참함을 함께 지니고 있는 이러한 양면의 관계 속에 있다. 인간은 자기의 한계와 죽음을 진지하게 묵상할 때 더 큰 가치. 초월로 상승할 수 있는 게 아닐까"라고 했다.

함 신부는 "인간은 누구나 다 위대하다고 한다. 인간의 기원과 목적. 하나님께로부터 왔다가 하나님께로 가기 때문에 우리는 분명하다. 그리스도교 신학의 원리. 토마스 신학의 원리는 신학은 하나님께로부터 온 인간이 다시 하나님께로 가는 과정. 이게 출발신학, 귀환신학. 이렇게 종합을 하고 있는데 바로 이 과정을 깊이 묵상할 때 하나님의 위대함과 함께 인간의 한계를 고백하면서 인간에게 보증된 하나님께서 주신 초월적인 구원의 은혜, 능력도 함께 확인할 수 있고 어떤 긍지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또 코로나는 인간으로 하여금 독자적으로 하나님 앞에 홀로 서기를 할 것을 교훈해 주고 있다고도 했다. 함 신부는 "인간은 절대로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 이웃과 함께 남녀부부가 함게 살게 되어 있다. 요새 여성신학자들이 강조하고 있는 내용들. 창세기에 인간 창조에서 아담의 갈비를 뽑아서 하나님이 하와를 창조하셨다는 그런 내용. 이 문구 때문에 늘 종속적으로 해석을 했었는데 이걸 여성학자들은 그렇지 않다. 평등의 원리라고 강조하면서 아무리 강건한 남성이라할지라도 남성의 갈비대를 뽑아 봐라. 푹 쓰러지지 않느냐. 갈비대를 뽑아서 하와를 창조했다는 이 성서의 기록은 바로 하와가 아담의 버팀목이다. 아담이 하와없이는 살 수 없다. 이 부부의 불가분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평등의 원리로서 해석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시대에도 남성, 여성의 문제가 심각하게 얘기되어 지고 있는데 미국 여성신학자들의 주장은 인간관 앞에서 분명한 하나님과. 신관을 분명히 설정하고 하나님께로부터 창조된 인간. 남성과 여성의 역할은 구분되지만 서로 독자적인 독자성을 지니고 있다. 상대적으로 불완전하다 둘이 합할 때 완전한 것이다. 이런 내용의 의미로서 해석하는 그 뜻을 알면서 우리가 일치운동과 평화운동으로 나갔으면 참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인간을 우리는 사회적 존재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사회. 이웃과 함께 산다. 요새 공존이라는 말이 아주 강한 주제어로 대두되고 있다. 함께 살아야 한다. 또 너와 나의 다름도 인정해야 된다. 다르다고 배척하지 않고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이런 식의 내용. 타인에 대한 배려. 또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 이것이 일치운동의 길잡이가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아울러 "이러한 원리는 이 사회 구성에 있어서 기업가와 노동자의 사이에서도 이와 같은 것을 적용해야 한다. 노동자들은 기업가의 마음을 헤아리고 또 기업가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함께 접근해야 되지 않느냐"며 "노동 투쟁도 물론 필요하고 당연한 일이지만 그 투쟁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같은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정규직 노동자들은 큰 봉급을 받고 또 똑같은 일을 하는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 절반을 받는다고 그러면 구조가 그렇다면 많이 받는 그 분들이 조금 나누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임금을 나누어서 기업가들에게 감동을 주고 정치인들에게 감동을 주는 그런 노동운동이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특별히 약한 분들, 또 여성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호소를 했는데 실제적으로 이론으로 동의는 하지만 실제로 내 것을 나눌 때는 쉽지가 않다"고 덧붙였다.

함 신부는 "일치운동의 비결은 바로 이론적인 접근도 해야되겠지만 가진 것을 포기하고 나눌 수 있는 이런 자세를 지녀야 하지 않을까"라며 "제가 가톨릭교회에서 일치운동을 배울 때 교수 신부님이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일치운동 할 때는 절대로 개신교 형제 자매들과 목사님들과 대화할 때 교리적인 논쟁은 하지 말아라. 교리 논쟁하면 끝이 안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삶을 살아라.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랑, 용서, 자비, 일치, 화해 이것만 얘기하고 이렇게만 살아라. 이게 일치의 비결이다. 교리를 말하는 그 순간 절대로 일치될 수 없다. 저는 1970년대 박정희 독재 시대 때 기독교회관 1층에서 처음에 와서 기도회 할 때 처음에는 놀랐랐다. 저희들의 기도 방식과는 조금 달랐기 때문에 그랬다. 하지만 같은 하나님 같은 예수님 같은 성령을 고백하고 또 구속된 억울한 사람들의 석방을 위해서 힘을 모았기 때문에 끈끈한 일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민애 theworld@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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