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한국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꼽은 ‘한반도 평화통일 비전문서’의 초안을 3일 공개했다.
NCCK가 신학자들과 목회자, 통일전문가들의 견해를 수렴하여 작성한 이번 문서 초안은 통일의 당위성을 ‘평화’라고 밝히고 있다. ‘평화를 위협하는 이들과 맞서 그리스도의 참된 평화를 통해 민족의 하나됨을 이루고 세계평화를 이뤄야 할 선교적 사명을 받았다’고 적고 있다.
또 북한교회를 향해 ‘북의 정권자들에게 남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의 길을 촉구하고, 앞장서서 분단의 장벽을 깨뜨리는 일에 헌신해줄 것’을 요청했다.
초안을 다듬기 위해 NCCK는 이날 오후 정동 달개비콘퍼런스하우스에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종훈 연세대 교목은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한국교회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이 같은 비전을 문서화하는 것은 시의 적절한 일”이라고 말하며, 문서에 “구체적인 실천사항도 담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 송병구 기획홍보부장은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주문하며 “다양한 가치체계를 가진 사람들과 공존할 줄 아는 관용의 태도와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NCCK는 이번 문서 제작배경에 대해 “6.15선언 9주년을 맞이했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남북 당국 간의 대화가 멈춰짐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모든 문제를 북의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돌리면서 한미 동맹 강화로 방향의 축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NCCK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을 재논의한 뒤 오는 9월에 열리는 한독교회협의회와 10월에 열리는 도잔소 25주년 기념 한반도 평화통일 국제협의회에서 발표할 한국측 대표 발제문을 작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