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수도권 담임목사, 부교역자 대신 지방 개척 떠나다

행신침례교회 김관성 목사, 가족과 함께 울산 개척 결정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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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김관성 목사 페이스북 갈무리)
▲행신침례교회 김관성 목사가 설교하는 모습

행신침례교회 김관성 목사가 개척 7년만에 수도권 담임목사직을 내려놓고 멀리 울산으로 새로운 개척교회를 하기로 결정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목사는 앞서 지난 9일 '안디옥교회'(사도행전 13:1-3)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이 같은 결정을 알렸고 해당 결정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글을 다음날인 10일 자신의 SNS에 올렸다.

김 목사는 '행신침례교회를 사임하면서'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여기저기서 너무 많은 문자와 연락이 들어온다. 개인 신상과 관련된 일이라 낯간지러워 그냥 있으려 했는데, 몇 마디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며 "저는 행신침례교회 담임목사직을 사임하고 울산으로 개척을 떠난다. 행신교회 운영위원회와 전 성도들에게 9일 발표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결정을 내린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며 "행신교회는 7년 전 개척해 충분히 성장했다. 교세를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사역자가 6명이니, 대략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이기에, 더욱 여기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동시에 이런 코로나 시기에 그렇지 않아도 교회 개척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시절에, 부사역자들을 교회 개척이라는 사지로 몰아넣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저와 아내, 지호와 지은이가 다시 교회 개척에 나서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전했다.

김관성 목사는 "교회 개척의 원리는 간단하다. 그 일을 가장 잘 감당할 능력과 준비가 된 사람이 가면 된다. 저와 저희 가정이 개척을 가는 것은 그 이유 하나뿐"이라며 "무엇보다 욕망은 상향성의 삶을, 소명은 하향성의 삶을 추구하기에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절이 하도 수상하여, 이런 일을 결단하면 꼭 뒷이야기가 나온다. '누가 목사님 괴롭혔냐? 대우를 시원찮게 했냐? 목회에 발목을 잡았나? 교회에 무슨 일이 있나?' 결코 아니다"며 "행신교회에서는 제게 그렇게 한 사람이 한 분도 없다. 행복한 교회라 자부한다. 사역자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고, 성도들 대부분이 실제로 그렇게 느끼고 신앙생활하고 있다. 다툼이나 갈등이 전혀 없는 교회"라고 덧붙였다.

김관성 목사는 "행신교회는 제 인생의 봄날이었고, 태어나서 무언가를 해서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본 첫 번째 결과물이었다. 힘든 날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날들이 기쁘고 즐거웠다"며 "많은 분들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과 존중을 받았고, 이 교회를 통해 정말 많이 성장했다. 부정적인 어떤 이유가 있어 새롭게 교회 개척에 나서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하나님께서 이 말에 증인이시다"고 했다.

또 "(부교역자인)우성균 목사가 충분히 훈련받았고, 이 교회를 감당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자랐다. 그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그가 담임목회에 나설 나이와 준비가 되었다"며 "교회는 이런 젊은 목사를 키워야 하고, 선배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 저보다 우성균 목사가 맡는 것이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더 좋은 일"이라고도 했다.

김 목사는 특히 "한국교회가 그 동안 보여준 분립개척 모델은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적당히 돈 좀 챙겨주고 몇 가정을 함께 내 보내는 방식이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며 "그러나 지금 이 시기에 그렇게 하는 것은 부사역자들을 사지로 몰아넣어 그들의 삶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만들어 내지 않을까? 그래서 제가 가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관성 목사는 "개척 시점부터 제 손을 잡고 걸어준 개척 멤버들, 이 교회에 와서 장로님이 되시고, 권사님이 되신 어르신들, 같이 울고 웃으며 함께했던 청·장년부와 청년들, 언제 봐도 밝은 모습으로 '목사님' 하고 저를 부르는 교회학교와 학생회 아이들, 제가 소개시켜 결혼하고, 사랑의 결과물로 세상에 나온 갓난아기들, 한 명 한 명이 다 스쳐 지나간다"며 "무엇보다 열심히 사셨는데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아 경제적으로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제 맘에 가장 많이 걸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모든 사람들과 헤어져야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힘들다. 솔직히, 고통스러운 교회 개척을 다시 시작하려니 겁도 나고, 두렵다"며 "그러나 이제까지 저를 인도하시고 지켜주셨던 주님께서, 울산에서 그 일을 다시 시작할 때도 저와 우리 가정과 함께 하실 줄 믿는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페친 가족들에게 부탁드린다. 기도해 달라. 이 일이 저의 의가 되지 않도록 더 간절히 기도해 달라. 감사드린다"며 "6월까지 여기서 목회하고, 7월에서 창립기념일인 11월 첫 주까지 휴가를 받아 본격적인 준비와 개척을 시작하려 한다. 창립일에 돌아와 고별설교하고 떠날 계획이다. 시간이 조금 남아있습니다. 수도권에 계신 분들은 그 때까지 자주 만나고 교제 나누자"고 덧붙였다.

이지수 admin@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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