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가 「기독교세계」 최근호에서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1인 가구 실태를 분석하면서 교회는 이제 기존의 정상 가족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1인 가구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0년 11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율은 무려 3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조 교수는 "1인 가구의 비율이 현저히 높으며, 1인 가구와 2인 가구를 합칠 경우 58.1%로 거의 60%에 가까운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그동안 우리가 '가구'를 생각할 때 떠올리던, '가구=부모와 자녀'라는 등식이 완전히 깨진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는 국제적인 현상일까? 조 교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의 1인 증가는 부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1인 가구가 10% 증가하는데 40년이 소요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에 15.5%였다가 2010년 26.7%였다. 급격한 변화의 원인은 뭘까?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이런 급격한 변화는 사회의 빠른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고, 또, 이러한 변화가 사회의 변화를 이끌었음을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자연스럽지 않은 이런 빠른 변화는 다양한 곳에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무엇보다도, 사회적 갈등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전했다.
1인 가구를 결혼을 기준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결혼적령기를 넘어선 과혼의 경우가 미혼보다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독거 노인 비율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처럼 1인 가구 증가에 경제는 이들에 맞는 소비 형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조 교수는 "요즘 '싱글슈머'나 '일코노미'란 신조어가 생겼다. 싱글슈머는 혼자라는 '싱글'과 소비자를 말하는 '컨슈머'의 합성어이다. 이 신조어는 모두 1인 가구, 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의 소비력 증대에 따른 경제적 변화를 보여 준다"고 했다.
특히 "혼자 먹기 힘든 과일을 작은 양으로 나누어서 판매하는 소분 상품이 일상화되었다. 싱글슈머들의 소비를 상징하는 편의점이나 온라인 판매의 매출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활 인프라도 1인 가구에 맞추어 나가고 있다.
조 교수는 그러나 사회적 대세인 1인 가구 증가에 발맞춰 교회가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 역시 이제는 기존의 '정상 가족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서 이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환경이나 사회적 환경을 이해하고 그들의 필요에 맞추어 가는 목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다'는 그들의 심리와 환경에 맞는 모임과, 그들의 필요를 채워가는 세심한 배려 역시 필요하다. 혼자이면서 공동체를 그리워하는 그들에게 교회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