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중 경희대 철학과 교수(씨알학회 부회장) ⓒ이지수 기자 |
씨알재단(이사장 김원호)은 5일 김수중 경희대 철학과 교수(씨알학회 부회장)를 초청해 ‘그린코드와 동양의 유기체사상’이라는 주제로 7월 월례모임을 명동 전진상교육관에서 열었다.
요즘 학계의 키워드 중 하나가 ‘환경’. 이에 발맞춰 김 교수는 동양의 유기체사상을 통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씨알사상에서도 유기체사상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유기체사상에 대해 “온 우주의 모든 것이 음양(陰陽)의 상대성으로, 혹은 오행(五行)의 상생상극(相生相剋)으로 얽혀 있다고 보는 세계관”이라고 설명하고, 유기체사상에서 인간과 환경은 ‘하나’를 이룬다고 말했다. “춘천 사람들의 배설물은 반드시 한강에 내려가고 그것은 서울 사람들이 마시는 물에 섞일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철저히 생태계의 연쇄사슬 속에 있으며 나아가 세상의 모든 존재는 서로 얽혀 있다.”
김 교수는 근대문명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동양사상에서 새로운 세계관을 찾고자 하는 노력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특히 근래 미국에서 출간된 논문모음집 <유교와 생태학>(Confucianism and Ecology)이 신선한 충격을 준다며, ‘유교생태학’의 탄생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에 의하면 유교생태학의 기조는 ▲지구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바라보는 가이아 가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유기체와 생태계가 동등한 가치를 가지며 따라서 모두가 보호되고 보존되어야 된다고 보는 심층생태학(Deep Ecology) ▲자연의 모든 존재들의 균형과 조화를 강조하면서도 인간의 특별한 역할을 강조하는 지구윤리(Land Ethic) 등이다.
김 교수는 씨알사상에서도 유기체사상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씨알사상이 기본적으로 생명사상이기 때문”이라며, 씨알사상연구소 박재순 소장의 연구를 인용해 “씨알은 자발적 생명의 표본이며, 영원무궁한 우주적 생명의 응축이다”고 말했다.
또 씨알사상이 “환경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선구적인 철학이고, 앞으로도 이 문제를 풀어나감에 있어 주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씨알사상이 내포한 유기체적 세계관에 대한 논의를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에 대한 논의로 확장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함석헌은 생물학적인 유기체만을 생명체로 보지 않고, 민족 사회 나라 교회와 같은 공동체도 ‘단순히 개인이 모여서 된 것만이 아니라 저대로 독특한 생명을 가지는 보다 높은 생명체’로 보고, 이 생명체가 ‘살고 자라기 위해서는 신령한 정신적 호흡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며 박재순의 글 <씨알의 생명사상>을 인용해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환경보호 실천법으로 ▲자전거 타기, 조미료 안 먹기 등 일상에서 작은 것 실천하기 ▲지나친 욕망으로부터 해방(소유가 아닌 존재적 삶) ▲명상과 독서 생활화 등을 제시했다.
씨알재단은 8월 월례모임은 쉬고, 9월부터 재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