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전체주의적 '맹목' 지양하고 대승적 협치 추구해야"

NCCK, 1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대한 논평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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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이홍정 NCCK 총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장만희 사령관, 총무 이홍정 목사)가 10일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대한 논평을 발표했다. NCCK는 '국민통합을 이루는 평화의 정치를 희망한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먼저 이번 대선에 대해 "정치권력의 추한 민낯을 드러낸 채, 반복되는 진영 갈등과 지역 갈등의 구태에 성별, 세대별, 계층별 갈등을 더하며 퇴행적으로 전개된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마무리되었다"고 총평했다.

이어 "'촛불시민혁명' 이후에 치러진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의 다원성을 잠식하고 국민의 선택을 극단적으로 양분하면서, 다시 한 번 국민의 마음에 깊은 분열의 상처를 남겼다"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여야 정치권은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정치권력의 오만과 부패를 회개하고, 자기 비움과 겸손으로 국가의 주체인 국민을 정의롭게 섬기는 국민의 일꾼으로 거듭나기 바란다"고 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국민의힘당은 선거과정에 쏟아낸 냉전적, 전체주의적 '맹목'을 지양하고, 다원적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여타의 정당들과 대승적 차원의 협치를 추구할 것을 요청한다"며 "지난 역사 속에서 민주시민들이 수많은 희생을 감내하며 발전시켜온 공적 가치를 토대로 국민 통합을 이루는 평화의 정치를 구현하기를 희망한다. 여야를 막론한 대선 후보들이 공히 국민 앞에 약속한대로, 87년 체제 이후 고착되어 온 거대 양당정치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청산하고 국민통합의 정부를 구성하므로, 다원적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국민통합 정부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제안했다. NCCK는 "차기 국민통합의 정부가 온 국민과 더불어 생명의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보장되는 생명 중심의 세상, 주권재민의 가치가 모든 영역에서 살아 숨 쉬는 민주공화의 세상, 남과 북이 통일을 지향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평화공존의 세상,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의 존엄성이 모든 영역에서 차별 없이 존중을 받는 평등의 세상, 사회경제적 약자가 일상의 행복에서 소외되지 않는 나눔과 돌봄이 제도화된 세상, 생태정의가 구현되는 지속가능한 새로운 문명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집단지성을 발휘하며 최선을 다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과정에 주체로 참여한 주권자인 국민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얻은 대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분열의 정치에 의해 나뉘어진 마음을 주권재민의 가치 아래 다시 하나로 모을 수 있기 바란다"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생각하고 대화하며 합리적 의사소통의 공론장을 활성화해 나가야 한다. 고착화된 분단체제 하에서 국민에게 강요된 냉전적 이분법적 진영논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우리가 직면한 총체적 생명의 위기를 생명살림의 기회로 전환시키기 위해, 성숙한 시민민주주의를 통한 사회적 합의 과정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과정에 집단적 영향력을 행사한 한국교회가 주권재민의 민주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신앙의 과제로 새롭게 인식하기를 희망한다. 진영 이데올로기나 집단적 이해관계에 구속되지 말고, 복음의 공적 가치를 토대로 상호보완적 일치를 추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라며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역사 속에서, 사랑과 정의의 복음의 능력으로 분열의 시대를 극복하고 치유되고 화해된 한민족공동체를 이루어 가는데 기여할 수 있기 바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민주시민사회와 더불어 흔들림 없이 주권재민의 길 위에 서서, 하늘 뜻 땅에 이루는 예언자적 사명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김진한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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