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도올 김용옥, "소박하게 쓰여진 마가복음의 정직성"

'마가복음과 동경대전'이란 제목으로 1학기 한신 목요강좌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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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마갸복음과 동경대전'이란 제목으로 2022년 1학기 한신 목요강좌를 갖고 있는 가운데 그 첫 번째 강연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달 31일 녹화된 해당 영상에서 김용옥 교수는 '성서문헌비평과 동양고전의 텍스트 크라티시즘이 소기하는 것: 다양한 방법과 성과'라는 제목으로 강연에 나섰다.

김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윌리암 브라데(William Wrede, 1859-1906)의 1901년작 『The messianic secret』(메시아 비밀)에 주목했다. 해당 작품을 성서문헌비평의 길잡이로 삼은 그는 그 책을 거울로 삼아 예수의 전기를 집필한 사복음서 중 마가복음이 다른 복음서들과 비교할 때 다소 투박하기는 하여도 정직하게 쓰여진 텍스트라고 평가했다.

예수를 알 수 있는 1차 자료인 예수의 전기는 하나의 복음으로 단일화 되지 않았고 마가복음, 마태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 등 총 네 가지 관점에서 각각의 개성이 넘치는 텍스트로 오늘날까지 그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한 세기 동안 가장 중요한 결론은 마르칸 프라이오리티라고 해서 마가복음이 가장 오리지날한 텍스트로 제일 먼저 쓰여졌다. 그야말로 소박한 역사적 예수의 모습을 가장 잘 전하는 복음서다. 그러니까 마가복음을 어떠한 마가복음 이전에 오리지널한 자료들이 있었을 것이고 그거를 마가공동체를 가진 마가라는 위대한 사상가가 예수를 알려야 겠다고 해서 예수의 라이프를 굿뉴스 에반겔리온을 쓴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태, 누가를 보면 분명히 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저자는 마가복음을 책상에 놓고 썼다. 그러니까 마가자료가 누가와 마태에는 다 들어가 있는 것이다. 그것을 보면 일종의 마가를 놓고 사실은 1차 증보판을 낸 게 마태복음이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그러나 마태복음은 예수에게서 유대인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정통 유대인의 계보를 잇는 족보를 끌어다 쓴 것이다라며 예수의 출생지를 유대인의 실질적 왕이었던 다윗의 고향 베들레헴으로 기록한 것도 이러한 저자의 의도와 부합한다고도 부연했다.

이어 "사실 로마의 역사는 놀라울 정도로 자세하게 남겨져 있다. 호구 조사는 지역 이동 없이 사는 그 곳에서 해도 상관이 없다. 단순히 호구 조사 때문에 만삭의 마리아가 요셉과 합께 200km를 횡단했다고 보기 어렵다.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도 전했다.

김 교수는 예수의 생애를 모름의 영역으로 남겨 두고 예수의 공생애부터 기록한 마가복음의 정직성을 높이 평가하며 마가복음 프라이오리티를 발판으로 삼아서 『The messianic secret』이 말하고 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김 교수는 해당 작품에서 윌리암 브라데가 예수가 활동할 당시 메시아로서의 자의식을 지니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수 전기에도 예수가 자기가 메시아인 것을 알리지 말라며 요즘말로 "엠바고"를 요청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엠바고의 시기는 예수의 부활 때까지였다고도 전했다.

이러한 사실을 비추어 볼 때 예수는 살아 생전에 메시아로서 자의식을 갖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결국 『The messianic secret』은 예수 생전 메시아로서의 자의식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던 텍스트로 보인다. 이 작품은 예수가 생전에는 메시아로서 자의식을 갖지 못했고 후대에 이르러 예수를 전해야 되겠다며 예수 전기를 써낸 이들, 즉 복음서 기자들에 의해 예수가 사후 메시아 정체성을 얻게 되었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 것이다.

도올 김용옥의 한신 목요강좌는 오는 6월 2일까지 총 8강좌가 더 진행될 예정이다. △인간 예수의 모습: 나의 저서 『나는 예수입니다』가 말하고 있는 것 △『대선생주문집』과 『마가복음』: 로기온자료와 내러티브, 케리그마의 참뜻 △『포덕문』을 말한다 △ 『동학론』의 주요 테마 강독 △『수덕문』의 산테시스 △『불연기연』의 새로운 해석 △수운의 시의 세계: 김일부, 강중산, 박종빈 △하느님의 해석: 종교란 무엇인가? 등이다.

이지수 theworld@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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