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교회 조정민 목사가 19일 아침예배 설교를 통해 자식에게 교회를 세습하는 세태를 놓고서 "교회가 빚이 있으면 물려주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돈이 많이 쌓이니까 물려주는 것이다. 교회에 돈 쌓는게 제일 바보스러운 짓"이라고 비판했다.
조 목사는 '자유를 포기할 자유'(고린도전서 9:13-27)라는 제목의 이날 설교에서 "자기가 올인해서 개척을 해놓고 나서 나중에 좀 교회가 부흥하면 그 열매가 슬며시 탐이나는 게 문제"라며 이 같이 전했다.
조 목사는 앞서 "교회에 큰 액수의 헌금을 하는 사람들은 목소리도 커지더라"며 사역자들이나 신자들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보상심리를 고발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사도 바울은 자신이 전하는 복음의 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자기가 섬기던 고린도교회로부터 사례를 받지 않고 자비량으로 교회를 섬겼다.
조 목사는 "복음을 전하는 것은 자랑할 일이 아니다. 이것은 부득불 할 일이다. 하지 않고서는 안되는 일이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사명이다. 사명을 게을리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라며 "내가 하고 싶어서 하면 상을 얻겠지만 내게 맡겨진 책무를 다하는 것인데 꼭 보상을 받아야 할 이유가 있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나 저나 이런 보상심리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면 아직 은혜를 모르거나 구원의 본질을 모르거나 그 중에 하나다"라며 "교회를 다니면서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섭섭해 하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뭐가 섭섭한가? 청지기에는 보상이 없다. 마땅히 할 일을 하고서 칭찬을 기대하지 말고 오히려 무익한 종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역자들의 태도도 지적했다. 조 목사는 "얼마나 사역자들이 거들먹 거리는가"라며 "뭐가 좀 되기만 하고 열매가 좀 나타나면 마치 자기가 걷은 열매처럼 거들먹거린다. 그래서 참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사역자들이 많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조 목사는 "우리는 누려야 특권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사도 바울은 누릴 줄 아는 것을 포기할 줄 아는 것이 특권이라고 말하고 있다. 스스로 자유를 제한하는 자유야말로 자유의 클라이막스다. 자유가 주어졌다고 해서 자유를 다 쓰는 게 진정한 자유인의 가치가 아니라 내게 자유가 주어졌지만 그 자유를 더 큰 목적과 가치를 위해서 기꺼이 버릴 줄 알고 또 그 자유를 제한할 줄 알고 그 자유나 권리를 쓰지 않는 것. 그것이 자유의 핵심이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목사는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하려고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며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자기 개인의 인권이나 자유를 극대화하는 삶이 아니라 자유를 누릴 수 있지만 누구보다도 자유롭지만 그러나 기꺼이 그 자유를 포기할 줄 아는 자유, 그 자유를 스스로 제한할 줄 아는 자유, 그런 성숙한 자유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다"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