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목사가 지난 29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미국 택사스 유벨디 지역의 롭(Robb)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을 언급했다. 김 목사는 "총기 난사 사건으로 19명의 어린 학생들과 2명의 교사가 희생되었다"며 "열여덟 살 청소년이 벌인 참사였다"고 전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식으로 총기 사건 이후 으레 진행되는 미국 내 총기 규제 논의 대한 소신도 밝혔다. 김 목사는 "총기 규제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미국은 총기 소지를 합법화하고 있다. 열여덟 살만 넘으면 누구나 아주 쉽게 총기를 구입할 수 있다"며 "그것은 사적인 폭력을 은연중에 용인하거나 부추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밝혔다.
총기 사건의 원인을 시스템이 아닌 특정 개인의 일탈에서 찾으려고 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사람들은 문제적 인간의 범죄로 설명하려 한다"며 "그의 불우한 가족적 배경이나 정신병적 징후 혹은 트라우마를 거론한다. 물론 그런 개인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더 근원적으로 살펴야 할 것은 사람들의 폭력성을 부추기고 용인하는 시스템의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한국사회를 휘감고 있는 무자비한 경쟁과 진영논리에 기초한 분열의 정치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김 목사는 "시장경제는 사람들을 무자비한 경쟁 속으로 몰아넣고, 정치는 분열적이고, 극단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했으며 "진영 논리에 기대 서로 비난하고 냉소하고 혐오하는 말들을 마구 쏟아낸다"고 전했다.
때문에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뿌리가 뽑힌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고 있다"며 "그 때문에 세상에 대한 적대의식이 깊어간다. 경제적으로는 넉넉하지만 정서적으로는 메마른 세상이 되었다"고 했다.
또 "다른 이들에 대한 깊은 관심이 사라지고, 따뜻하고 자비로운 세상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사라질 때 세상은 전장이 되고 만다"며 "곤고한 시절이지만 믿음의 사람들은 절망의 파도에 휩쓸리면 안 된다. 우리는 근원적인 희망을 바라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