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호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은 지난 6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좋은나무'에 투고한 글에서 유엔 산하 기구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내놓은 6차 평가보고서를 짚어보며 기후 위기에 직면한 교회의 대응에 대해 논했다.
무엇보다 유 센터장은 이 글에서 "만약 기후 위기의 원인인 탄소 배출량을 빠르게 저감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적응 대책도 성공할 수 없다"며 "그러니 기술 개발을 주로 삼는 적응 전략을 넘어, 기후, 생물 다양성, 인간 사회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엮는 전략을 세우고, 기후 정의를 실현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나와 우리, 지구의 미래가 안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매년 15% 이상 줄여야만 2050년 탄소 중립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20년이라는 기회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 셈이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기회의 시간이 전보다 빠르게 사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남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교회의 실천적 대응 사례를 제시했다. 유 센터장은 "올해 '탄소중립 기후교회' 캠페이너를 양성하고 그들과 '탄소제로 녹색교회' 실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경기, 광주, 강원, 서울 등 4곳에서 교회의 실질적 탄소 중립을 위한 목표와 전략을 세우는 워크숍도 연다. 그들이 내딛는 걸음은 우선 교회의 생태 발자국을 확인하는 자가 진단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탄소제로 녹색교회'를 선언하고, 환경 선교사를 양성하며, 더불어 구체적 실천으로 나아간다"고 전했다.
유 센터장은 기후 위기는 단순히 생태계의 위기가 아니라 "마음과 태도의 위기"라고 했다. 그는 "전 교회가 합심해 이 땅 모든 그리스도인이 1.5도 이상 지구 온도가 상승하지 못하도록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고, 그를 위해 애쓰는 '기후교회'가 된다면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라며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이 건물이므로, 교회가 먼저 건물 에너지 효율화에 힘쓰며, 적정 냉난방을 하며, 재생 에너지 활용에 힘쓰고, 교우들이 탄소 제로 걷기를 실천하고, 교회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고, 탈육식과 로컬푸드 이용 등으로 식습관을 바꾸고, 가까운 곳에서부터 생태계 보전과 복원에 힘쓴다면, 세상은 분명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탄소중립이 신앙의 과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유 센터장은 "기후 위기 시대에 '탄소중립'은 창조 세계를 돌보는 태초부터 부여받은 사명이요, 이 시대의 기독교인이라면 반드시 감당해야 할 본질적 신앙 과제이다"라며 "그러한 '탄소중립'을 이루어가는 교회는 창조주 하나님이 지으신 교회, 곧 '녹색 교회'로서의 본질을 드러내는 '기후교회'라고 부를 수 있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탄소중립 기후교회'라는 시대적 사명을 안고 있는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로서, 주님이 그러셨듯이 마을과 도시를 다니며 기후 이야기를 하고, 또, 서로의 마음을 연결해 기후 위기로 병든 곳 아픈 곳을 고쳐 나가게 되길 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