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교회 나오기 싫어하는 것은 3-4중의 꼰대들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최근 포스트 코로나시대 2030 세대 선교를 위한 정책협의회를 진행한 가운데 기조 발제에 나선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담임)는 무엇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상황을 주목하며 그들의 특징을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 목사는 먼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특징을 분석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코로나와 함께 하는 세상을 살아간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고,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이 확실하다"며 "이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해야 우리의 선교가 더 효과적일 것이다. 선교사가 선교를 준비하며 선교지에 대해 미리 공부하듯 코로나가 바꿔 놓은 세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코로나가 소강상태에서 확산세로 또 다시 소강상태로 반복 순환되는 상황 속에서 한 목사는 적절한 거리두기를 통해 만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목사는 "이제 코로나는 매우 조심하며 지혜롭게 만날 것을 요청한다. 즉 아무나 만나기에서 신뢰가 형성된 이들끼리의 만남으로 전환을 요구한다"며 "비대면 비접촉과 과잉대면 과잉접촉 사이에서 적절한 거리를 두고 만나기가 강력하게 요청되고 이런 점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자유자재로 병행하면서 만나는 능력이 요청된다"고 전했다.
이어 4차 혁명을 가속화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특징을 꼽은 그는 "이것은 디지털 원주민과 문맹인 사이에 매우 심한 양극화 현상을 불러 올 것이다"라며 "즉 한국의 다양한 갈등 상황 예를 들면 지역갈등, 성별 갈등 보다 세대갈등이 더 강화되고 격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밖에 "코로나 위기 속에서 경제적, 정서적, 심리적 불안정과 두려움에서 우울증과 고통을 겪는 많은 이들이 생겼고, 이들에 대한 심리적 안정도 돌봄이 매우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게 되었다"고 했으며 "우리 사회는 초저출산/초고령화, 개인화, 사회적 양극화, 최근에는 스태그플레이션까지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회 청년의 상황
포스트 코로나 시대 청년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어떻게 특징지을 수 있을까? 한 목사는 "현재 청년들의 특징을 보자면 유동적이고, 복잡하고, 불확실한 시대에서 부모 세대보다 더 가난하게 살아갈 확률이 높은 세대다"라며 "그래서 청년들 대다수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 이 세상에서 원대한 비전을 갖기가 어려우며 자신의 삶에서 불안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그렇기에 큰 도전보다도 소확행을 꿈꾸며 자신의 다양한 취미나 활동, 취향이 존중 받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또 "일과 놀이를 함께 추구하는 호모 파덴스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매하고 소비하며 자신의 능력에 따라서 정확한 보상을 추구한다"며 "함께 하지만 과거 세대들처럼 끈끈하지 않다. 매우 느슨한 연대를 하면서, 삶을 이어간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고, 불안도가 높은 만큼 안정성을 추구하며 이룰 것에 대한 기대가 적기 때문에 매우 실용적인 편이다"라고도 했다.
한 목사는 교회 청년들과 젊은 목회자들 역시 이러한 한국 청년이 지니는 공통적 특성을 공유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특징을 가진 청년들이 교회에 오면 대체적으로 과도한 봉사와 신앙 페이를 요구 당한다"며 "교회는 청년들의 세분화 된 특징을 잘 이해못하고, 과거 전통을 그대로 청년들에게 부과하려는 특징을 보인다. 그래서 청년들이 교회에 나오기 싫어 하는데 교회에 나오는 3-4중의 꼰대들을 만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상황과 청년들의 형편을 고려한 교회의 역할 4가지를 소개했다. 한 목사는 첫째로 청년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청년들에게 스스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부탁이 아닌 강요,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판단과 비판적 언어, 현실을 보지 않는 과도한 신앙의 이상만을 강요하는 것은 더 이상 청년들에게 먹혀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둘째로 "교회는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 언제든 청년들이 찾아 올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신앙에 대한 상담과 양육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달리기, 반려 동물, 생태 문제, 연애와 결혼 등 청년들이 당면한 과제를 교회 공동체가 함께 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셋째로 "교회만이 줄 수 있는 신앙적 신학적 수준을 키워야 한다"고 했으며 넷째로 "주일 신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활 신앙이 중요하다. 즉 기회를 얻는대로 청년들과 만나고 그 만남 속에서 자연스럽게 기독교 진리가 삶 속으로 녹아들게 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발제를 마치며 한 목사는 아브라함이 본토 친척을 떠나 갈바를 알지 못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했던 장면을 되새기며 "청년 세대 선교를 위해서는 과거에 얽매인 전통적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