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신뢰 잃어가는 교회, ‘교회다움’ 회복 위해 깊이 고민합니다”

[인터뷰] 대한성공회 의장주교 임기 연임한 이경호 베드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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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대한성공회 이경호 베드로 주교가 의장주교 역할을 2년 더 맡게 됐다.

대한성공회 이경호 베드로 의장주교가 2년 더 의장주교 역할을 맡게 됐다. 대한성공회는 지난 6월 제33차 전국회의를 열어 의장주교직 연임을 결의했다.

올해 성공회 전국회의는 대면회의로 열렸다. 여기에 올해는 캔터베리관구 소속에서 독자적인 관구로 출발한지 30년째를 맞는 해다. 여러모로 뜻 깊은 회의에서 이 주교는 의장주교직 연임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이 주교는 ‘연임 성공'이란 말이 적어도 성공회 공동체 안에선 맞지 않는 표현이라고 거리를 뒀다. 뿐만 아니라 ‘성공회다움'을 회복하기 위해 더 고민해야 한다는 심경을 털어 놓았다.

기자는 2기 의장주교 임기를 맞는 심경과 향후 사목 방향을 듣고자 인터뷰를 요청했고, 이 주교는 이에 응했다. 인터뷰는 21일 오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주교관에서 이뤄졌다.

아래는 이 주교와 나눈 일문일답.

-. 우선 연임을 축하합니다. 연임에 성공하셨는데, 소감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연임에 성공했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성공회는 매 2년마다 6월에 교단 총회와 같은 전국의회가 열립니다. 그리고 전국의회 전인 지난 2월 주교원 회의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전국의회에 관련된 의제를 다루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의장주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부산교구 박동신 주교와 대전교구 유낙준 주교께서 제가 연임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뜻을 모아 주셨습니다.

전국의회에서는 주교원의 뜻을 존중해 성직자원과 평신도원이 결의해 주셨습니다. 저로서는 엄중한 책무를 감당해야 할 일이어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교회의 영향력, 신뢰도는 점점 더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교회의 역할과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지, 우리 성공회가 ‘성공회다움'을 회복할 수 있는지 주님의 지혜를 구하며 정말 깊이 고민 중입니다.

-. 교회적으로 지난 2년 간 코로나19로 대면예배가 중단되는 등 외적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성공회라고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떤 점이 성공회 교회를 어렵게 했다고 보는지요?

신앙생활, 특히 성공회 전례는 함께 모여서 친교를 나누고 거룩한 성사를 통해서 일치를 이루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라고 합니다. 비대면 예배로는 우리의 전례가 담고 있는 상징적 의미를 다 담아 낼 수 없습니다. 우리의 전례는 온 몸으로 참여해서 듣고 맛보고 느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어려움 많았습니다.

-. 의장주교 첫 임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대한성공회는 코로나 19초기부터 어느 교단보다 코로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켰고, 때로는 교단차원에서 때로는 교구별로 지침과 사목서신을 전해 안내했습니다. 그 결과 성공회는 집단 감염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했습니다.

소규모 미자립 교회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게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많은 신자들과 교회들이 코로나 지원기금을 모아 어려운 교회를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더욱 끈끈한 일치와 연대의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힘들었지만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한반도 평화, 람베스 회의 의제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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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대한성공회 이경호 베드로 주교가 의장주교 역할을 2년 더 맡게 됐다.

-. 올해는 세계 성공회의 주교회의인 람베스 회의가 열리는 해라고 들었습니다. 먼저 람베스 회의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시고, 대한성공회가 내놓을 의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람베스회의는 전 세계 165개국 성공회 주교들이 10년마다 모이는 주교회의입니다. 본래는 2018년에 열려야 했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열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올해 7월 26일부터 8월 8일까지 영국 켄트 대학교와 캔터베리 대성당, 그리고 람베스 궁전에서 개최됩니다.

이번 15차 람베스 회의는 ‘하느님의 세상을 위한, 하느님의 교회'라는 주제로 열립니다.

지금 하느님의 세상은 COVID-19 전염병, 인종 차별과 혐오, 불평등과 기후 위기, 전쟁과 폭력, 평화와 화해, 종교 간의 갈등, 빈부의 문제, 국가부채, 아주 다양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 내적으로도 전도와 선교, 제자도, 안전한 교회, 종교 간 대화 등 다양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세계성공회 주교들은 하느님의 세상이 직면한 문제와 교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서 함께 기도하고 성경공부를 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찾아 교회의 역할과 사명을 감당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이번에 저와 부산교구 박동신 주교와 대전교구 유낙준 주교께서 참석하는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논의를 의제로 올리고자 합니다. 여러 의제를 논할 때 자연스럽게 이야기 될 것으로 봅니다.

-. 의장주교로서 두 번째 임기 중 꼭 이루고픈 목표 세 가지만 말해 주셨으면 합니다.

첫째는 헌장과 법규를 개정하는 일입니다. 성공회교단 헌장과 법규를 보다 선교적이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도록 바꾸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동안 헌장개장 특별위원회가 꾸려져 많은 작업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논의와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3개 교구의 성직자와 평신도들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둘째는 성직자 양성과정을 위한 교육 체계를 재정립하는 일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성직자의 전문성과 소명의식이 중요한 때입니다. 성직 지망자 발굴은.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셋째, 세상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교회를 만드는 일입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이번 람베스회의의 주제처럼 하느님의 세상을 위한 하느님의 교회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한다면 우리 교회는 세상에 참된 구원의 빛을 밝히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지금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런 일을 감당하면서 제 소임을 다하려고 합니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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