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자산을 관리하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유지재단이 9일 오전 경기도 오산 임마누엘교회에서 서대문선교회관 부지 활용 방안을 놓고 공청회를 개최했다. ZOOM 플랫폼을 이용해 생중계된 이날 공청회에서 유지재단 관계자들은 특히 부지의 임대사업 방안을 놓고 고심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1921년에 건립된 서대문선교회관은 당초 캐나다장로교회 소속 한국 선교사들이 사택으로 이용되었던 곳이다. 이후 1976년 당시 선교교육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총회교육원이 최근까지 이 건물을 사용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기장 총회에서 총회본부와 총회교육원 통합을 결정하면서 총회교육원이 서울 종로의 총회본부로 이전하게 되자 서대문선교회관이 공실이 된 것.
이사회에 따르면 최근 약 1천 평의 서대문선교회관 부지 활용과 관련해 최적의 사업방안을 공모하고 국가조달청시스템(나라장터)에 이를 공지, 최종 B업체를 선정했다고 한다. 이에 공청회에서는 해당 업체의 부지 활용방안을 둘라싸고 관계자들이 각자의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B업체 관계자는 선교회관이 있는 부지를 ①역세권 장기전세주택 ②역세권 청년주택으로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다세대 주택이고 문화재인 선교회관 건물을 그대로 보존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있지만 ①이 일반 분양과 임대가 혼합된 형태의 사업이라면, ②는 처음 10년 간은 임대만 가능한 형태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유지재단이사회 이사장 육순종 목사는 "교단이 수익을 내는 것이 최우선 가치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이 상태로 교단이 지속 가능할 것인가 묻게 된다"며 "목회 환경이 악화되어 목회자 지원이 급감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금의 지속 가능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교단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자체적인 수익 사업 진행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교단의 기념비적 건물을 임대사업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반발하는 입장도 있었다. 공청회에 참석한 또 다른 관계자는 "아파트, 청년주택을 지어서 양쪽을 다 가리고 해서 역사적인 건물을 그렇게 가두어 놓는가. 이런 발상 자체가 기장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낡았으면 보수하고 고쳐서 활용방안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총회교육원이 그간 사무실로 사용하던 서대문선교회관은 유신시절 민주화 인사들의 중요한 활동 근거지였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근대건축물로서 현재 국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