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가 독일 카를스루에(Karlsruhe)에서 31일 오전 11시 30분(현지 시간) 제11차 총회를 개회한다. WCC 제10차 부산총회에 이후 9년만이다. WCC 총회는 8년만에 열리지만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됐다. 총회는 오는 9월 8일까지 '그리스도의 사랑은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끈다'(Christ's love moves the world to reconciliation and unity)라는 주제로 열리며 총회에는 WCC 소속 350개 회원 교회에서 8백여 명의 대의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는 독일복음주의교회(Evangelical Church in Germany), 바덴개신교회(Protestant Church in Baden), 독일교회협의회(Council of Churches in Germany), 알자스·로렌개신교연합(Union of Protestant Churches in Alsace and Lorraine), 스위스개신교(Protestant Church in Switzerland)의 공동 초청으로 개최된다.
총회 첫날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연방 대통령이 기조연설(keynote speech)할 예정이다.
WCC 요한 사우카(Ioan Sauca) 총무 대행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지역의 지도자들, 종교 지도자들 등 많은 이들이 우리의 축복된 교제에 함께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며 "이 시대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이라는 주제 안에서 세상의 많은 도전을 함께 탐구하는 가운데 여러분의 기여와 성찰, 관점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총회에 대해 WCC는 "회원 교회와 에큐메니칼 파트너 및 다른 교회들의 삶에서 특별한 시간이다. 전 세계에서 온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이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교회가 가시적 일치와 공동 증거에 대한 헌신을 심화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다. 이것은 WCC 총회를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규모의 기독교 모임이 되게 한다"고 했다.
한편 WCC 총회 개막에 앞서 전날 사전대회가 열렸다. 여성, 청년, 장애인, 원주민 등 영역별로 사전대회가 열려 본회의에 보낼 제안서를 채택했다. WCC 11차 총회에 참석 중인 장윤재 교수(이화여대 인문학부, 이화여대대학교 담임목사)는 사전대회에 대해 "앞으로 8년, 2030년 제12차 총회까지의 세계교회 의제 설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동안 교회에서 들리지 않던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고 실황을 전했다. 특히 이번 사전대회에서는 원주민들이 무대에 올라 신학적 통찰과 예술적 감동이 넘치는 공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참석자인 김흡영 전 강남대 교수는 WCC 11차 총회 에큐메니칼 토론에 자문위원으로 참석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제가 맡은 주제는 향후 20년간 디지털혁명, 인공지능, 유전자공학 발전에 대처하기 위한 신학적 대안 제시다"라며 "특히 인공지능과 트랜스휴머니즘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문명사적 전환을 초래할 이 중대한 문제에 대한 제 생각을 나누고 또한 다른 입장들을 들어보는 좋은 기회라 생각된다. 세계교회의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