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은 세계교회협의회(WCC) 요한 사우카 총무대행이 기후정의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루마니아 정교회에 속한 사우카 총무대행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발표한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시는 그리스도의 사랑'이란 제하의 특별 담화에서 이 같은 메시지를 발표했다.
먼저 사우카 총무대행은 "지난 9월 WCC 11차 총회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고 기후정의를 실현하는 에큐메니칼 여정의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기후위기, 더 나아가 기후정의는 국제사회를 지배하는 핵심 화두다. 이와 관련, 독일 아나리나 베어복 외무장관은 기후위기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직면한 안보문제"라고 규정했었다.
하지만 사우카 총무대행은 "창조질서는 모든 영성의 모태"라면서 창조질서를 위협하는 기후위기는 현대의 문제가 아닌, 그리스도교 신앙의 구성요소(element)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2월 러시아가 감행한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에 대해 사우카 총무대행은 "WCC 11차 총회는 죽음과 파괴를 멈추기 위한 즉각적인 휴전과 지속 가능한 평화를 확보하기 위한 대화와 협력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며 "특히 민간인과 민간 기반시설의 보호와 전쟁 포로에 대한 인도적 대우를 포함, 국제인도법의 원칙을 존중할 것을 분쟁의 모든 당사자에게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국제분쟁에서 교회·신앙의 역할을 묻는 질문을 받자 사우카 총무대행은 "일단 WCC는 전쟁과 폭력을 비난했다. 성스러운 전쟁이란 없다. 근본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평화는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WCC는 화해와 협력을 위한 유일한 대화의 장"이라며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앞서 9월 독일 칼스루에에서 열린 WCC 11차 총회에선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의 그리스도교 자매와 형제들을 위해, 분단으로 인한 서로의 정치적 이유들이 해결되고, 평화통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는 내용을 담은 ‘한반도 전쟁종식과 평화구축에 관한 의정서'를 채택했었다.
사우카 총무대행은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연대활동은 금번 WCC 11차 총회에서 ▲ 한반도 평화를 위한 워크샵 ▲ 한반도 종전평화 캠페인 ▲ 한반도 평화를 위한 월요 기도회 ▲ 한반도 평화·통일·협력을 위한 에큐메니칼 포럼 등을 통해 재확인했다"며 "WCC와 세계 교회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지속적으로 한국교회와 연대할 것을 명시한 의정서를 채택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우카 총무대행은 끝으로 한국교회가 미얀마 군부의 인권침해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기도를 통해 미얀마 국민들과 지속적으로 연대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