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철회하라"

NCCK 정평위, 1일 "화물노동자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촉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이하 정평위)가 1일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정부를 향해 이를 철회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갈 것을 주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화물노동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정평위는 "안전운임제의 취지와 필요성에 적극 동의한다"며 "안전운임제는 한시적으로 베풀 수 있는 시혜가 아니라 화물노동자를 비롯한 도로 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밝혔다.

또 이번 화물연대 파업의 원인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정부에 있다며 정부를 향해 "경제적 손실 운운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인 화물노동자의 안전과 정당한 임금체계 확보에 힘쓸 것"을 요구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정부는 화물노동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적용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화물노동자에 대해 정부는 일주일 만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림으로써 대화를 회피하고 있다. 게다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안전운임제 전면 폐지를 검토하겠다는 등 노동자들을 겁박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의 강압적인 접근방식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아래와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화물노동자들은 오래 전부터 경제적 어려움 뿐 아니라 건강과 안전의 위협까지도 감수하면서 위험한 노동을 이어왔다. 이러한 부당한 현실을 고려하여 화물노동자에게 적정임금을 보장함으로써 과로ㆍ과적ㆍ과속으로 도로를 달리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로 2020년에 도입되어 2022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제도가 바로 안전운임제이다.

우리는 안전운임제의 취지와 필요성에 적극 동의하며, 과연 과로ㆍ과적ㆍ과속의 문제가 한시적으로 대응해서 해결될 문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안전운임제는 한시적으로 베풀 수 있는 시혜가 아니라 화물노동자를 비롯한 도로 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야 할 국가의 의무는 결코 한시적일 수 없다. 따라서 한시적인 안전운임제 일몰제는 반드시 폐기되어야 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항구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번 화물연대 파업의 원인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정부에 있다. 지난 6월 총파업 당시 국토교통부는 화물노동자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고려하여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고, 적용 품목 확대를 논의하겠다고 약속했고, 화물연대는 이를 받아들여 총파업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파업을 중단한지 하루만에 "일몰제 폐지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확대는 적절하지 않다는 게 국토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힘으로써 '논의하겠다'는 약속조차 지키지 않았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경제적 손실 운운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인 화물노동자의 안전과 정당한 임금체계 확보를 위해 힘쓰는 일이다. 경제적 득실보다 사람의 목숨이 소중하다. 더욱이 2004년 도입된 이래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는 업무개시명령은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는 위헌적 소지를 안고 있을 뿐 아니라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국제적 규약에도 어긋난다. 정부는 무모한 업무개시명령을 즉시 철회하고 대화와 교섭을 통해 문제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데 힘써야 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화물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며, 뜻을 같이 하는 시민사회 및 종교계와 함께 끝까지 연대해 나갈 것이다.

2022년 12월 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이지수 admin@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