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약한 고리'로 지목을 받고 있는 3040세대 기독교인 절반이 10년 후 교회를 정기적으로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이정익·이하 실천신대)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소장 송인규)는 며칠 전 3040세대 신앙생활과 의식 조사 결과 세미나를 열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 49.7%가 10년 후 신앙 유지 예상에 대한 질문에서 "신앙은 유지하더라도 교회는 잘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브리지 세대' 절반이 신앙은 유지하지만 교회는 안나가려는 가나안 성도가 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 응답자 5.4%는 "기독교 신앙을 버리고 교회도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며 2.8%는 "기독교 신앙을 버리지만 교회는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42.1% 정도만 "기독교 신앙도 유지하고 교회도 잘 나갈 것 같다"고 답했다.
이들이 예배를 드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3040세대 중 50.4%가 "꼭 예배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라고 답했으며 34.8%가 "자유로운 신앙 생활을 위해"라고 답했다. 이 밖에 "코로나 때문에"(26.5%), "시간이 없어서"(21.3%), "신앙에 회의가 들어서"(20.4%), "목회자와 교인들의 언행에 대한 불만이 많아서"(17.4%), "지나치게 헌금을 강조해서"(14.3%), "온라인으로 예배 드릴 수 있어서"(7.4%)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3040세대는 신앙생활을 하는 1순위로 '마음의 평안'(33.9%)을 꼽았다. '구원'(23.4%) '가족들의 신앙생활'(12.7%), '습관적으로'(9.6%) '삶의 어려움 극복'(7.0%) '인생의 진리를 찾고 싶어서'(6.9%)가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동안 신앙의 양극화 현상 뚜렷
코로나19 기간 신앙 수준 변화를 조사한 결과 신앙의 양극화 현상도 포착됐다. 3040세대 응답자 30.7%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신앙이 약해진 것 같다고 응답했으며 12.9%가 오히려 신앙이 깊어진 것 같다고 응답했다. 코로나 이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42.7%가 나왔다. 신앙 1단계에서는 약해진 것 같다는 응답이 4단계에서는 깊어진 것 같다는 응답이 전 세대에 걸쳐서 나타났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3040세대에게 기독교인 정체성을 갖는 이유도 물었다. 3040세대 상당수가 "하나님의 존재를 믿기 때문에"(38.7%)라고 응답했고 "오랫동안 신앙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23.0%),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18.7%), "사랑, 평화, 정의 등 기독교적 가치가 좋아서"(10.0%)라는 응답이 이어졌다.
한편 설문 조사 결과 신앙 단계와 삶의 만족도는 비례 관계를 형성했다. 경제적 수준에서는 상층의 경우 생활에 만족한다는 비율이 중하층에 비해 40% 포인트 이상 높았다. 또 미래 생활에 희망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중하층에 비해 30% 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 밖에 응답자 52.7%는 가사와 육아로 몸과 마음이 지친다고 답했으며 70.8%는 직장·사회 생활로 몸과 마음이 지친다고 답했다.
설문 조사 결과에 정재영 실천신대 교수는 "3040세대 가나안 성도는 정체성이 뚜렷한 그리스도인 비율이 다소 적고 관습적인 그리스도인 비율이 다소 높다"며 "빨리 교회에 돌아오고 싶은 비율도 적고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고자 하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적고 불안정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정 교수는 "온라인 예배를 포함해 3040세대가 예배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으며 "코로나 사태 이후에 3040세대서 플로팅 클리스찬과 가나안 성도가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이들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