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총회장 강연홍 목사) 서울노회 소속 서울교회 배안용 목사가 최근 횡령 혐의로 고발 당해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발인 L목사가 접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배 목사는 서울시 종로구 옥인동에 소재한 교회 건물을 2018년에 폐쇄하고 이듬해인 2019년 5월 7일 교회 재산(토지와 건물)을 서울시에 매각한 뒤 받은 매각 대금 92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교회 연혁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 동포들이 6.25 전쟁 이후 이승만 대통령의 도움을 받아 조국 해방을 기념해 '하와이한인기독교독립교회'를 1958년에 세웠고 4.19 사태 이후 교회 내홍으로 부침을 겪던 이 교회는 1964년 기장 교단에 가입하고 교회명을 '서울교회'로 개명했다.
하지만 1972년부터 서울교회 2대 담임목사를 지낸 배성산 목사로부터 목회지를 대물림 한 아들 배안용 목사는 2008년 서울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뒤 10여년 만에 하와이 동포들이 주축이 되어 독립을 기념해 세운 교회를 매각한 것. 고발인은 2019년 교회를 매각한 이후 2022년 최근까지 노회 주소록에 이미 매각된 교회 주소를 기재, 노회와 총회를 기만하며 교회 폐쇄 사실을 감췄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발인은 "불가피 교회가 폐쇄되면 교단 헌법에 따라 서울교회의 상회인 서울노회가 서울교회의 부동산을 처결할 권한이 있다. 교회를 불가피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면 상회인 서울노회에 보고하고 차선책을 찾았어야 했다"며 "그러나 피고발인들은 종교라는 성역을 이용해 주변 목사나 장로들이 부동산을 처분하여도 고발하지 않고 넘어갈 것으로 생각해 교회를 폐쇄하고 매매대금 92억원을 횡령한 행위는 여간 파렴치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옥인동 소재 서울교회 페쇄 및 매각 사건은 우당기념재단 상임이사 황원섭씨가 지난해 8월 모 일간지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당시 기고문에서 황씨는 "6.25전쟁 이후 이종관 목사가 귀국하여 이승만 대통령의 도움으로 1958년 경관이 수려한 서울 옥인동 인왕산자락에 육군공병대의 지원을 받아 '하와이 한인기독교독립교회'를 세웠다. 그러나 4.19 이후 교회에서 분규가 일어나 1964년 기독교장로교회에 가입해 '서울교회'로 개명했다가 몇 년 전에는 신도 수가 격감하여 폐쇄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한 서울교회 소속 노회인 서울노회 측은 지난해 10월 18일 변호사 1인을 포함한 '서울교회 매각에 대한 5인 조사위원회'를 조직해 진상 조사에 나섰지만 노회 관계자는 배 목사가 소환 조사에 불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노회 측은 계속해서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배 목사 등에 대한 징계 조치를 위해 재판국 구성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서울노회 조사위원회의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배 목사는 지난해 10월 22일 횡령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 전 서울노회 종로시찰위원회 카톡방에 "서울교회는 매주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며 "제3자가 신문 기고문에 쓴 글을 가지고 교회가 있네 없네 하는 것은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서울교회는 노회법을 어긴 일이 없고 매 노회 때마다 보고서를 제출했다"며 "그렇기에 노회와 총회가 서울교회에 대해 개입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에 대해서는 논의할 가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교회 공금 횡령 의혹 그리고 수년 동안 노회에 허위 주소를 보고하며 종로구 옥인동 소재 최초 서울교회 폐쇄 사실을 숨겨온 점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본지 기자는 배 목사와 수차례 통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