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청파감리교회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 2차 시국기도회'가 열렸다.ⓒ김정현 기자 |
용산참사 사죄와 4대강 사업 반대를 촉구하는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일부 평신도들이 지난 9일 청파감리교회(김기석 목사)에서 ‘제2차 나라를 위한 시국기도’를 열고 기도의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일 저녁 향린교회에서 열린 1차 시국기도회에 이어 열린 이번 기도회에서는 ‘용산참사의 조속한 해결’, ‘4대강 사업 저지’의 두 가지 기도제목을 두고 함께 기도했다.
김종환 목사(통일시대 평화누리)의 인도로 시작된 1부 시국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은 함께 ‘고백의 기도’를 낭독했고 노경신 목사(새민족교회)가 무리를 대표해 기도했다.
이어 정진우 목사(전국 목회자 정의평화실천 협의회)가 “너무 걱정하지 맙시다”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정진우 목사는 “새만금 사업등과 같은 환경 문제가 일어나는 갈등의 현장에는 늘 오랫동안 그 땅을 지켜온 못 배우고 가난한 땅의 백성이 있었고 다른 편엔 도시의 높은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 같은 어정쩡한 중간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양쪽의 이야기를 들게 되는데 참 놀라운 것은 가난하고 무지한 사람들의 소리가 언제나 옳았다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누가 진정 그 땅을 사랑하고 누구의 생각이 사람을 살리고 누구의 뜻이 하늘과 자연에 순종하는 것인지 하나님이 판단하실 것이다.”고 했다.
▲ 이날 기도회에서 정진우 목사가 "너무걱정하지맙시다"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김정현 기자 |
정 목사는 또 용산 문제를 언급하며 용산참사는 언젠가는 역사 앞에 드러날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정 목사는 “그들도 인간인데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과욕을 부린 것일 것이다. 큰 공을 세워 보려고 사람과 생명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고 했다. 정 목사는 이어 “사람은 연약하기에 누구나 실 수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용서를 빌어야 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 아닌가?”라고 말하며 현 정권의 사죄를 촉구했다.
정 목사는 마지막으로 이날 용산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너무 근심하지 말자, 이제 너무 걱정하지 말자 다시 신발 끈을 조이고 생명의 행진을 시작하자. 사필귀정이다. 어두움이 빛을 이긴 적이 없고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은 적이 없다”고 했다.
1부 시국기도회에 이어서 용산참사 조속한 해결과 4대강 지키기 위한 ‘광야의 외침’이 있었다.
기독교를 대표해서는 조정헌 목사가 현 시국 상황을 언급하며 “미숙한 운전자가 승객을 가득 실은 버스를 운전하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이라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버스가 가는 길에 조약돌이라도 놓고, 나무를 심고 때로는 웅덩이를 파서 버스가 가 올바른 길로 가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기독교인들의 신앙의 양심에 호소했다.
정당에서는 이수호 의원(민주노동당)이 현 시국 상황을 두고 말을 이었다. 그는 “최근 유가족을 두 번 울린 일이 있었다. 경찰이 용산 참사를 그대로 재현하고 훈련을 했다. 이것은 사죄는 커녕 앞으로도 그렇게 진압하겠다는 의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4대강 사업 저지를 외치고 있는 녹색연합 최승덕 사무총장은 “누구나 4대강 사업이 강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이는 것임을 알고 있다. 운하든 4대강 사업이든 그것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죽이는 것이다. 언어를 오염시켜 국민을 혼란시키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조희주 위원장(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원회)이 용산 참사를 개탄하며 “용산 참사가 있은지 167일이 지났지만 고인들은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언론과 사회단체들도 처음에는 관심과 열의를 가지고 함께 했지만 어느새 시들해지고 그 힘이 지속되지 못하고 잊혀져 가고 있다.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꺼져가는 살길을 살려주고 힘을 실어 줘서 감사하다” 말했다.
2부 순서 이후에 참석자들은 용산구청까지 촛불을 켜고 침묵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시국기도회는 NCCK 정의평화위원회, 감리교 평화행동, 교회개혁 실천연대, 기독교 사회선교 연대회의, 생명의 강지키기 기독교행동, 용산참사 기교 대책회의, 예수살기, 전국목회자 정의평화 실천협의회, 정의평화 기독인연대, 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들, 통일시대 평화누리, 한국교회 인권센터 등의 단체에서 1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