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인권 목회를 해오던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가 지난 3일 소천했다. 향년 55세. 임 목사는 지난 10년 넘게 성소수자 운동에 참여했으며 이 밖에 제주강정해군기지 반대운동 등 평화운동 및 동물권 운동에도 힘을 보태왔다.
특히 2013년 퀴어영화 축제인 서울LGBT영화제 집행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한 바 있던 고인은 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들에게 축복을 했다는 이유로 예장합동 등 일부 보수 성향의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되는 아픔도 겪었다.
고인의 별세 소식에 국내 대표적인 여성 신학자 한국염 목사는 4일 자신의 SNS에 "사랑하는 후배 임보라목사가 하느님 품으로 갔다. 성소수자 인권목회를 하며 온갖 비난을 몸으로 막아내야 했던 고인이 져야한 짐이 얼마나 무거울지 가늠하지 못한 채, 한상열 목사에게 두루마리를 남겼던 문익환 목사님처럼, 나도 두루마기로 되어있는 내 목사가운을 임목사에게 넘겨주었더랬다"라며 "불시에 임목사 상을 당하고 보니 그 역시 짐을 더 얹어준 것이 아닌가 자괴감이 듭니다. 은퇴했다는 핑게로 임목사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지켜주지 못하고 그렇게 외롭고 처절하게 가게 해서 참담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다"라고 적었다.
또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측은 "고인은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이었다. 고인이 꿈꿨던 차별없는 평등한 세상, 우리가 만들겠다"며 고인을 애도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 22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7일 오전 7시다. 유족으로는 남편과 딸 2명, 동생 2명에 있다. 장례는 문화제 등이 포함된 사회장으로 치뤄질 전망이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