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가 12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진보, 보수로 갈라진 한국교회 현실을 직시하며 "복음은 인습의 담장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가 12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진보, 보수로 갈라진 한국교회 현실을 직시하며 "복음은 인습의 담장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송 목사는 이날 '복음을 위해 유연해지라'(사도행전 21장 17-26)는 제목의 설교에서 선교지에서는 진리 앞에서 타협이 없었던 바울이 예루살렘 본부 교회에서 만큼은 율법에 열심이던 유대인 형제들을 얻기 위해 사도 야고보가 제안한 대로 나실인으로서의 정결 의례를 수용한 것을 주목했다.
이에 송 목사는 "옛날 바울을 딱 한 글자로 정의하라면 불. 한 성격 한 정도가 아니었다. 너무 율법에 충실하고 열심이 있어서 저 다메섹까지 쫓아가서 예수 믿는 사람들 영장 발부 받아서 체포하고 가두고 죽이고 하던 사람이다. 옛날 같으면 종교적 열심에 근거해서 불 같은 삶을 살았다. 과거의 사도 바울의 정의는 한 글자로 불. 사실 당신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해 보고자 하는 이 제안은 사도 바울에게 굉장히 참 모멸스럽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송 목사는 "내가 그렇다면 그렇게 알아듣지 뭘 그걸 시험을 다. 그것도 규례를 통해서 해보느냐. 내가 뭐 그거 한다고 안한다고 구원 받고 안 받고 하는 건 아닌 걸 바울도 알텐데 그런데 바울이 그대로 수용했다. 지금 변화된 바울은 딱 한 글자로 뭐라 정의할 수 있는가 하면 물이다. 불에서 물이 된 것이다. 물 같은 신앙이 된 것이다"라고 했다.
송 목사는 그러면서 "바울의 일생의 주된 관심은 어디에 있었느냐 하면 이 행동이, 이 판단이, 이 결정이. 이 가치가, 이 원리가, 이 질서가 율법에 어긋나느냐 안 어긋나느냐가 아니라 생명을 얻을 수 있느냐? 생명을 잃어버리느냐로 기준해서 내가 모든 사람에게 스스로 종이 되었다 그말이다"라고 덧붙였다.
복음을 위해 불 같았던 바울이 물처럼 유연해진 것에 주목한 송 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 그리고 한국사회를 위해 복음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목사는 "이 땅에 민족주의, 혈연중심, 관습, 혈통중심. 이런 인간이 쌓아 놓은 담들이 있다. 또 한국사회도 진보, 보수가 나눠져가지고 거기에 기독교인들이 이런 저런 모양으로 얽혀 있다. 그런 것들이 이 세상의 담벼락이다"라고 했다.
창세기 49장 22절을 인용한 송 목사는 또 "요셉은 무성한 가지. 곧 샘 곁의 무성한 가지라 그 가지가 담을 넘었도다. 우리 인습이 갈라놓은 담들이 얼마나 많은가? 2050년이 되면 우리 국민 다섯 명 중에 한 명이 이주노동자이거나 난민이거나 외국인들이다. 무슨 단일민족을 얘기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송 목사는 "복음은 그런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구분해 놓은 인습과 편견과 관습의 담장을 넘어야 된다. 그래야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참되게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한 주간의 일상 속에서도 이 담장을 뛰어넘는 복음의 영광과 확장을 삶의 현장에서 경험하는 은혜가 있기를 축복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