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담교회 김관성 목사가 지난 26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이 시대의 풍조를 가리켜 "교회와 신자들을 씹는 것이 국민들의 예능과 스포츠가 됐다"고 개탄했다. 김 목사는 이날 '바람아 멈추어다오'(전도서 1:12-15)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영혼의 만족을 위해 이기심에 기초해 형성한 만사형통 신앙 등 왜곡된 기독교의 모습이 사회적 질타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음을 확인하며 이 같이 밝혔다.
김 목사는 특히 기독교 신앙의 내용이 결핍되어 신자들이 교회 봉사 외에 일상에서 하나님을 섬기고 믿는 법을 몰라 방향성을 잃고 헤매고 있는 현실을 진단하며 "기독교 신앙으로 무엇을 해야될지 어디로 가야될지 우리는 길을 잃어 버렸다. 그저 세상에 나가서 선한 신자가 되자 정도의 생각들을 가지고 살 뿐이다. 문제는 우리가 가진 기독교 신앙으로 우리가 영혼의 평안을 누리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우리의 삶이 (기독교 신앙으로)해석되어지지 않는 현실 앞에 우리가 놓여 있다"며 "예수를 아무리 진실하게 열심히 믿었고 목사님들이 가르쳐 주신대로 실천하고 애를 썼는데 가슴은 허무하고 내가 믿고 확신하는 이 기독교 신앙으로 세상이 해석되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 삶과 내 인생이 이해되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또 "이 설교를 듣고 다 우울증에 걸릴 판이다"라며 "실질적으로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예수 안 믿는 사람들보다 우울증 더 많이 걸린다더라. 예수 안 믿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받으면 술로 머리를 마비시켜 버린다. 그리고 그날 하루를 보낸다. 우리는 술을 안 먹기 때문에 생생하게 나의 고통을 고민하고 아파하고 힘들어 한다. 그러다가 공황장애 걸린다. 공황장애 걸리는 사람이 예수 믿는 신자들 중에 더 많다"라고도 했다.
김 목사는 그러나 "하나님의 능력은 아무것도 아닌 인생에 은혜를 담으셔서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시는 능력이다"라며 "우리의 한심함과 모자람 그 어떤 것도 하나님을 제한할 수 없다. 이게 우리의 소망이고 이게 우리의 유일한 자랑이다"라고 했다. 이 대목에서 잠깐 있다가 사라지는 안개와 같은 초라한 존재에 불과한 우리를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대해 설명하고자 배우 이정재를 아래와 같이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러분 이정재 아시죠? 대한민국 사람 중에 이정재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요? 근데 여러분 이정재의 데뷔작이 뭔지 아세요? 모래시계입니다. 90년대 대한민국 최고 드라마 세 개 뽑으라고 하면 모래시계가 그 중에 들어간다. 젊은 우리 청년들은 모래시계? 거기에서 이정재 역할이 뭔지 아는가? 그때만 하더라도 이정재가 연기를 못했다. 고현정 옆에 몽둥이 하나 들고 서 있는 역할이었다. 몽둥이 하나 들고 서 있었다. 저의 외모와 저의 연기력으로도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이었다. 그런데 그 역할을 맡았던 이정재가 그냥 고현정 옆에 몽둥이 하나 들고 서 있었을 뿐인데 그 역할로 완전히 떠버렸다. 그래서 오징어 게임까지 이어지고 오스카상까지 탔다. 하나님께서 아무것도 아닌 우리의 인생을 붙잡아 그렇게 하실 수 있는 분이다"
김 목사는 이어서 "저는 책도 쓰고 글도 쓰고 설교도 좀 하고 이런 것들로 사람들 사이에서 저희 이미지가 회자될 줄 아는데 죄다 저를 요강 목사라고 한다. 홍수와 요강 간증 때문에 저의 이미지가 그렇게 박혀 버렸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걸 가지고 일하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못나고 한심하고 열매가 없고 오늘도 울어야 하고 내일도 울어야 하고 돈이 없어서 머리를 뜯어야 하고 그 돈 없는 것 때문에 가족들의 관계가 다 박살이 나고 인간 구실도 하지 못하고 살아야 되는 여러분. 그 허무하고 개떡한 여러분의 인생을 사셔야 된다. 그 찌질한 인생에 하나님은 자신의 사랑와 은혜를 심으신다. 그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우리의 인생 위에 그리스도의 은혜를 새겨 넣는 분이 우리의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우리를 복되게 하실 것이다"라고 전하며 설교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