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뜻연합선교회 김동호 목사가 자신은 목회자 이중직을 찬성하지만 이중직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한 백주년기념교회 전 담임 이재철 목사의 의견도 충분히 공감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심지어 자신과 다른 의견을 제시한 이 목사의 발언에 "양심적인 주장을 서슴치 않으신 목사님의 용기와 진정성에 나는 오히려 존경을 표하고 싶다"고까지 전했다.
김 목사는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이중직 목회자로 활동하는 막내 아들을 언급하며 이중직 관련 발언으로 회자되고 있는 이재철 목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목사의 이중직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해당글에서 그는 "(막내아들이) 이력서를 써가지고 이곳, 저곳 지원을 했지만 한 곳도 되는 곳이 없었다. 어느 날 지쳐서 들어와서는 '아빠 때문에 더 갈 데가 없어' 툭 내뱉는 말이 마음에 걸렸지만 그냥 웃고 말았다. 12월 마지막 주일까지 임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에 김 목사는 막내아들에게 이중직을 권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들에게 "신문 배달하고 우유 배달도 해. 한 달에 150만원 벌면 살 수 있어. 그리고 그냥 교회를 시작해. 교인이 두 명이든 세 명이든 시작해. 미자립교회 미자립교회 하는데 미자립교회는 없어. 미자립 목사가 있을 뿐이지. 너만 자립하면 다 자립 교회야"라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난 내 아들이 결혼하지 않았고 애가 없었다면 그냥 목회 한 우물만 파라고 권했을는지 모른다"면서 "그러나 나는 목사로서 목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내의 남편으로 아이의 아비로서의 책임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자기 밥을 굶는 건 괜찮지만 목사라고 아내 밥 굶기고 자식 밥 굶기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목회자가 교회에 주는 사례비로만 생활하는 게 맞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런데 교회가 그러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정말 형편이 안 돼서 그렇게 못 해주는 경우도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며 "그런 경우 목사가 스스로 이중직을 수행하면서까지 자기들을 버리지 않고 떠나지 않고 목회를 한다면 그것은 훌륭한 일이지 비난받을 일은 아니리라 생각한다"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김 목사에 따르면 현재 이중직 목회를 하는 중인 막내 아들은 주중엔 빈티지 옷가게를 하고, 주일에는 성도 10여명의 작은 교회를 목회하고 있다. 김 목사는 "교인은 얼마 되지 않고 그러니 교회 재정도 빈약하다. 그래도 교회 재정은 늘 흑자다. 교인들의 헌금을 어디로 흘려보내야 할까를 고민하는 완전 자립교회"라고 했다.
일하며 목회하는 아들을 통해 이중직의 장점도 깨달았다. "아빠, 돈 버는 거 너무 힘들어" "그런데 목사들은 교인들이 그렇게 힘들게 돈을 번다는 걸 잘 몰라" "그렇게 힘들게 번 돈을 교회에 헌금한다는 걸 몰라"는 식의 이야기를 아들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김 목사는 "목사의 이중직이 무슨 목회의 새로운 대안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중직 목회의 장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아울러 "교회는 점점 쇠약해져 가고 있다. 교세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목회자의 생활비를 감당 못 할 교회는 점점 줄어들지 않고 점점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그런 교회의 교인들은 목회자 없이 신앙생활을 해야만 할까? 이중직을 하면서도 교회를 지켜주는 목사도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젊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에서 이중직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해 회자되고 있는 이재철 목사에 대한 자신의 입장도 밝혔다. 김 목사는 "나는 이 목사님과 생각이 다르지만 왜 이 목사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는 충분히 안다. 그리고 그 말씀하시는 바를 설령 이중직을 결심하고 결정한다고 하여도 그것을 결정하고 결심하기 전에 이 목사님이 말씀하시는 바를 숙고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목사님의 말씀을 숙고하다가 이중직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나와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함부로 말하는 젊은 목회자들의 글도 읽어 보았다. 분노를 느꼈다"며 "나 같이 목사의 이중직을 찬성하는 나 같은 늙은 목사는 젊은 목회자들에게 고리타분하지 않고 깬 목사라고 박수를 받고, 이 목사님 같은 주장을 하면 그런 비난과 비난을 넘어선 모욕을 당한다는 걸 아마 이 목사님도 아셨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에 개의치 않고 당신의 양심적인 주장을 서슴치 않으신 이 목사님의 용기와 진정성에 나는 오히려 존경을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의 해당글에는 2400개가 넘는 '좋아요'가 쏟아졌다. "두 목사님의 다른 솔직함이 모두 공감된다" "서로 다른 생각을 틀렸다고 비난하기보단 서로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식의 댓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