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종생 총무가 제71회기 총회 석상에 그리고 신임회장 기자회견 자리에서 NCCK의 내홍을 일으켰던 동성애 문제에 대한 거듭된 입장 표명 요구에 산하 위원회 이름으로 발표된 특정 문서가 NCCK의 공식적 입장을 대변할 수 없음을 재확인하며 "회원 교단의 의견을 모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앞서 총회 석상에서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이경덕 목사는 "우리 교단(기감)과 회원교단들은 NCCK를 탈퇴하겠다는데 막상 와 보니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없다.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이라는 핵심적 이슈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없다"며 "NCCK 신학위원회가 있으면 뭐하나. 다른 위원회와의 사이에 마치 엄청난 벽을 친 것 같다. 연합과 일치를 외치지만 엄청난 장벽이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총무는 "기감의 10월 입법총회는 잘 넘어갔지만, 아무래도 내년 행정총회에서 본격 거론될 것 같다. NCC 대책위원회가 기감과 만나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기감의 일들이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에 대한 바로미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여러 위원회의 의견을 모아 준비해나가겠다"고 짧게 답했다.
총회 폐회 후 진행된 신임회장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동성애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총무는 "과거 반공 이데올로기가 한국교회를 휘저었다면 지금은 동성애 이슈가 휘젓고 있다"며 "감리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반의 분위기일 것이다.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을 구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성경에서 동성애는 근본적으로 반대한다"며 "다만 동성애자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다. 동성애자라는 소수자들의 입장과 형편을 고려하지만 그 자체를 찬성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보편적으로 '차별하면 안 된다'는 천부인권의 입장에서 염려를 한 것인데 표현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고, NCCK 위원회의 발행 문서들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라며 "NCCK는 그러한 진보적 입장까지 수렴하지만, 그것이 곧 NCCK의 입장이라고 할 수는 없다. NCCK는 다수결의 개념보다 만장일치제 결의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한 면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기우에 가깝다. 많은 논의를 통해 합의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사회적 약자편에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 온 NCCK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양한 교계 연합기구 난립으로 과거와 같은 배타적인 지위를 누릴 수 없게 된 이유를 들면서 NCCK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쇄신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종래의 운영 방식이었던 top-down 방식에서 벗어나 아래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서 이를 실천적으로 구현하는 새로운 형태의 체재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 이 과정에서 문어발식 사회 선교 활동 보다는 선택과 집중에 따른 선교 사업 구조 조정의 필요성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