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재 박사(이화여대 대학교회 담임목사)가 한국교회의 기후위기 대응 문제와 관련해 대응의 주체가 특정 엘리트 집단이 아닌 범교회, 범교인적으로 확대되어야 적실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교인들을 상대로 한 설득의 기술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장 박사는 23일 오후 새길기독사회문화원에서 열린 기후위기 기독교 신학포럼 8차 월례포럼에서 이 같이 전하며 전국 교회를 돌아다니며 평신도 눈 높이에 맞추어 그리스도인들의 기후위기 대응의 필요성에 공감과 호응을 이끌어낸 구체적인 전략을 공개했다.
장 박사는 "소위, 정통 신앙을 내세우는 보수적인 성향의 교회들에서 강연을 많이 진행했다"며 "때문에 정통을 중시하는 그들이 민감히 여기는 주제였던 초기 그리스도교 이단 사상이었던 영지주의를 언급해 관심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장 박사는 기독교 최초의 이단인 영지주의를 가리켜 "요즘 무섭다는 이단 사이비가 어딘지 모르겠으나 기독교 최초의 이단이라고 말하는, 요한1서에 적그리스도 영이라고 불리는 그런(영지주의는) 하나님께서 육신을 입고 오신 것을 인정할 수 없었던, 플라톤을 너무 사랑해서 극단적인 이원론에 빠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도신경에서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이라고 고백할 때 예수께서 동정녀 마리아 몸에서 낳았다라고 영혼만이 아니라 우리 몸이 다시 사는 것을 믿는다고 할 때 이 모든 '정통' 신앙이 사실 이런 영지주의 기독교 300년 걸친 투쟁에서 나온 산물이었다"고 덧붙였다.
장 박사는 특히 "보수적인 교회 교인들한테 이 얘기가 과연 경청될까 했는데 뜻 밖에 이 얘기에 굉장히 귀를 기울였다. 왜냐하면 그 분들은 정통 신앙을 자처했기 때문이다"라며 "그래서 이레네우스 얘기를 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아라 새 것이 되었도다. 이레네우스는 누구든지에 삼라만상, 삼라 우주만물을 다 넣었다. 별, 해, 새, 산천도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 하늘과 새 땅이 된다. 이게 영지주의의 마지막 목을 꺽은 이레네우스. 거기서부터 우리 기독교 정통 신앙이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못을 박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생태신학을 신신학으로 경계하는 이들을 향해 "제가 말하는 생태적인 관점이 이게 성경적인 관점이고 정통 신앙이다. 오리게네스와 프란체스코와 루터와 칼뱅에 이르기까지 정통 기독교 신앙 안에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지키고 돌보는 일이 당연히 포함된 것인데 언제부터 우리가 생태신학을 첨단 신학, 신신학이라 치부하게 되었느냐"고 반문해 호응을 이끌어 냈던 설명도 보탰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장윤재 박사 외에도 이정배 박사(현장아카데미 원장)가 발제자로 나섰다. 좌장은 박영식 박사(서울신대 교수)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