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일본 동경에 소재한 높은 뜻 오차노미즈 교회에 5년만에 방문했던 김동호 목사가 일본 왕궁 앞에서 투숙하며 나눈 단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목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나는 자유인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높은 뜻 교회이다보니 몇 년에 한 번씩은 오곤 했었는데 이번에 암투병과 코로나 때문에 꽤 오랜만에 오게 되었다. 오랜만에 왔어도 옛날 살던 집에 온 것 같이 편안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교회에서 일본 왕궁 앞에 있는 호텔을 잡아 주었다. 아침을 먹고는 왕궁 주변을 운동삼아 걸었다. 많은 사람들이 뛴다. 열 명에 아홉 명은 뛰고 걷는 사람은 하나 정도. 해자로 둘러 쌓여있는 왕궁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든다. 왕은 얼마나 갑갑할까? 마음대로 밖을 나오지도 못하고 이번에 처음 안 이야긴데 일본 왕은 비행기를 타지 못하게 되어있단다. 기차로만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외국 여행은 어렵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돈도 많고 지위도 높고 내가 상상 못할 것들을 누리면서 사시겠지만 나보다 못한 것이 있다. 자유. 갑자기 왕과 그 가족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보다 싼 일본 물가에 놀라며 "30년 전을 생각하니 정말 격세지감이 느껴진다"고도 했다. 그는 "청년 때 우리나라 경제는 일본에 약 50년 정도 뒤 떨어졌다고 했었다. 그런데 거의 다 따라 잡은 것 같다. 어떤 건 벌써 추월한 것 같기도 하다. 그만큼 우리나라도 부자가 되었다는 뜻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그래서 전과 비교하면 왕같이 살게 되었다. 많은 것이 달라지고 많은 것이 좋아지고 많은 것이 수준 높아졌다"고도 했다.
김 목사는 그러나 "그게 우리를 잘 살게 한 것은 아니다. 점점 우리의 삶은 왕궁에 갇힌(?) 일본 왕 같아 지는 것 같다. 여유도 없어지고 자유도 없어지고 평안도 없어지고 순수한 삶의 기쁨은 오히려 점점 더 줄어가는 듯만 싶다"고 했다.
이어 "세상은 우릴 왕이 되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세상은 우릴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 정말 잘 살게 하지 못한다. 우릴 진정으로 잘 살게 하고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건 하나님 뿐이다. 믿음 뿐이다"고 그는 강조했다.
끝으로 예수를 왜 믿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유하는 사람이 되려고"라고 대답한 선배 목사와 케재만의 '예수는 자유를 의미한다'는 명언을 되새긴 그는 "난 왕으로 사는 것보다 자유하는 사람으로 사는게 더 좋다. 그래서 난 돈보다 예수가 더 귀하다. 좋다. 나는 자유인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