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장인들 한 손엔 촛불을 한 손엔 성경을 들다

기장, 13일 언론악법 저지를 위한 비상 시국기도회 개최

기장인들이 국회의사당 앞으로 결집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총회장 서재일, 이하 기장)가 현 정권과 한나라당이 강행처리 방침으로 일관하고 있는 ‘미디어관련법개정’과 관련, 13일 저녁 ‘언론 악법 저지를 위한 비상 시국기도회’를 열고 현 정부의 미디어 정책을 규탄하고 나선 것. 교단 차원에서 간간히 성명서를 내며 활동해 온 기장으로선 현 정부 들어 처음있는 단체 행동이었다.

이번 시국기도회는 기장 교단 산하 교회와 사회위원회가 주최한 것으로 기장은 시국기도회에서 “미디어법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재벌들과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들을 통한 언론 장악과 통제는 불 보듯 뻔하고, 이는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미디어법개정안에 대한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시국기도회는 ‘민주언론을 위해’ 박승렬 목사(서울 한우리교회), ‘서민 생존권을 위해’ 이은우 목사(경기 온누리교회), ‘4대강 살리기를 위해’ 윤인중 목사(인천 평화교회)의 특별기도로 시작됐다. 기도 이후에는 사도행전 2:1절~4절을 본문으로 김경재 목사(한신대 명예교수)가 “다른 언어들로 말하게 하라”는 제목으로 시국기도회 말씀을 선포했다.

▲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가 13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기장 시국기도회에서 설교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김정현 기자

김경재 교수는 “왜 미디어법 개정 문제가 중요한가?”라고 반문하며 “만약 현 정권이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미디어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 40여년 이룬 민주주의가 결과적으로 죽게 되고, 결과적으로 강자 독식의 사회로 치닫게 되고 결국 정권도 무너지고 사회도 붕괴되게 될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인간 사회는 언어로 소통하는 생명공동체인데 그 사회가 역동성을 지니려면 각각 다른 언어로 말하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즉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 언어의 다양성은 문화와 가치의 다양성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그러나 그 다양성만 있다면 그 사회가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그 가운데 성령의 불길이 일 때 통할 수 있고 하나될 수 있는 것이다. 그 진리를 모르는 사람은 한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사회를 만들면 가장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히틀러 등 여러 사례를 통해 전체주의적인 삶의 종말을 보아왔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현 정권과 집권 여당이 조,중,동, 및 대기업들이 방송업계에 진출해 미디어 산업을 선진화 하고 이로 인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하는데 그것은 국민을 속이고 기만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교수는 미디어법 개정에는 두가지 핵심적인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로 신문, 방송, 미디어 사업은 기업이기에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지만, 더 나아가 민주주의의 눈과 코와 귀와 입의 역활을 해 줘야 하는데 대기업에 자본이 종속될 경우 그 역활을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현대사회에는 정치, 자본, 언론, 시민 권력의 4가지 권력이 있는데 정치 권력과 자본권력은 태생적으로 야합하려 한다. 그것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이 언론 권력인데 언론이 정치와 자본에 매수당하게 되면 민중은 고립되고 고달파 지게 된다는 것이다.

김경재 교수는 또 미디어법 개정안은 정치적의도와 상업적 의도가 배후에 감춰져 있다고 했다. 먼저 정치적 의도는 언론을 독점히 국민의 눈과 귀를 조정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특히 언론이 정권에 대해 비판의 쓴소리를 못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상업적 의도로에 대새허는 “언론방송도 사업기에 시장 논리를 관철시켜 ‘약자도태’ ‘강자승리’로 돈벌겠다는 것이다” 지적했다.

이어 김경재 교수는 많은 신문을 보고 싶지만 정년 퇴임 후 최근 연금 생활을 하기에 생활이 넉넉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두 가지를 본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하나의 신문만 보면 그 논조가 극과 극이기에 사팔뜨기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미디어법을 반대하는 이유로 “자본의 특성상 그리고 인간의 욕망으로 개정이 되면 지금보다 더 진실이 회피되는 사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 우천 속에서도 기장인들은 한 손엔 촛불을 다른 손엔 성경을 들고 시국기도회 현장을 지켰다 ⓒ김정현 기자

김경재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 시대 양심있는 자들이 소리를 내 미디어법을 절대 통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성령의 시원한 소통의 바람이 여름의 소나기처럼 우리가운데 내리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천정배 의원(민주당 언론악법 저지 특위위원장),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 이근행 언론노조 MBC 지부장이 연대 발언에 나섰다.

천정배 의원은 “한나라당은 미디어법 개정안을 힘으로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하며 “한나라당과 현 정권이 악법을 철회하고 국회는 상생의국회로 만들어 갈 것”을 촉구했다. 천 의원은 “결국 조중동에게 방송을 주고자 하는 것이고 재벌에게 방송을 주려는 것이다”고 말하며 “이나라에서 가장 힘이센 두 권력인 조,중동과 재벌에게 방송이 넘어가면 그곳에서 종사하고 있는 기자나 pd들이 과연 옳은 소리를 할 수 있겠는가 누가 이들의 권력을 견제하고 약자와 서민의 권익을 대변하겠는가”고 말하며 미디어법개정법안 대한 민주당의 철회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연대발언 이후에는 참석한 시민과 성도들이 불안한 정국 운영을 두고 통성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선언서를 낭독하고 이날 기도회를 마무리 했다. 한편 기장측 대표단은 저녁 기도회에 앞서 국회의사당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미디법 개정 철회를 위해 민주당과 연대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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