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중
전화를 건다
신호는 가는데
받지 않는다
조금 후
다시 전화를 건다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조바심이 난다
차츰 두려움이 엄습한다
왜일까?
무슨 일일까?
별 생각이 다 든다
또 다시
전화를 건다
이번엔
전원이 꺼져 있다
아! 무슨 일이 생긴거구나!
이틀 동안 전화를
받지 않는다
어디에 있는지
무슨 일 있는지
모르는 나는
밤새
한 잠도 자지 못하고
하얀 새벽을 맞는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알 수 없을 때
나는 절망한다
기도한다
오늘 아침 그가
돌아왔다
사흘 만에 기적처럼
부재 중이던 그가
다시 문을 열고
내 앞에 나타났다
그가 돌아오니
내가 살아났다
나도 다시 죽었다가
살아났다
세상이 달라졌다
내 기도가
응답받은 것이다
-권영종 목사(이수교회)-
『어느 노숙인과 함께 한 시, 이야기』(정석현·권영종 지음/ 도서출판 우리와누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