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화 목사(경동교회)가 얼마 전 CTS '유재건의 나의 어머니'에 출연해 18년 전 작고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기억을 떠올렸다.
지금은 한국교회를 이끄는 목회자 중 하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박종화 목사. 박 목사는 어린 시절 그를 사랑으로 보살핀 어머니가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었노라고 고백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박 목사의 부친은 목회자. 그는 '장남이 태어나면 하나님의 종으로 삼아달라'고 아내와 함께 기도했고, 그런 서원의 기도 속에 박 목사가 태어났다. 박 목사는 "부모님의 기도 덕에 태 속에서부터 목회자로 정해져 있었다"며 그것은 자신에게 감사한 일, 그러나 '목회자가 될 사람으로서 행동거지 하나도 조심해야 하기에' 때로는 답답한 일이었노라고 고백했다.
물론 늘 바르게 살아온 것은 아니었다. 박 목사 때문에 그의 어머니는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초등학교 때였다. 딱지놀이에 푹 빠져 있던 박 목사는 부친이 아껴 읽던 우찌무라 간조(일본 메이지시대 때의 신학자)의 책을 찢어 딱지를 만들고 남은 책을 장롱 밑에 숨겼다. 아버지는 딱지를 보고 뭘로 만들었냐 물었지만 아들은 시침을 뚝 뗐다. 후에 어머니가 청소를 하다 책을 발견하곤, 조용히 아들을 불렀다. 손에는 싸리나무 회초리가 들려 있었다. "종아리 걷어라." 아들은 종아리를 걷으면서도 매가 무서워 울고 불며 사정했다.
그 때였다. 철 없는 아들 앞에서 어머니가 자신의 종아리를 걷어 매를 매섭도록 내리친 것은. 어머니의 종아리가 빨개지고 곧이어 그것이 피멍으로 변하는 것을 보며 아들도 울고, 어머니도 울었다. 어머니는 "이게 내 마음이다. 내가 잘못해서 그런 것이다"고 말하고, 아들이 지금은 기억하지 못하는 성경구절을 인용하며 "예수님도 그러셨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 사건을 회상하며 "그 때 그 회초리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잘못했을지언정 절대로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 진실되게 살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이 된 후 박 목사는 또 한 번 어머니의 매를 체험했다. 당시 너무 가난해 교복을 사줄 형편이 못 되자 어머니는 재봉틀을 돌려 교복을 직접 만들어줬다. 그러나 박 목사는 "창피해 죽겠다. 새로운 교복 사주시면 안 되느냐"고 불평했고, 그러자 어머니는 "내가 얼마나 사랑과 정성으로 만든 건데 왜 너는 그 속을 모르냐"며 서운한 눈물을 흘렸다. 박 목사는 "어머니가 회초리를 드신 것이 아니었다. 그저 우신 것이었는데 그것이 나에게는 엄청난 매였다. 그 때부터는 교복을 잘 입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박 목사는 가난했던 집안 형편으로 인한 에피소드, 부모님이 자신을 유난히 아꼈던 이야기 등을 시청자들과 나눴다. 박 목사는 어머니가 좋아하던 찬송이라며 '주 안에 있는 나에게'(찬송가 370장)를 부르는 것으로 녹화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