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이나 침공이 성전? "종교적 언어와 권위 오용"

WCC, 세계 러시아 인민 위원회 법령에 수용 불가 입장 표명

wcc
(Photo : ⓒWCC)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우크라이나 분쟁을 '성전'으로 묘사한 세계 러시아 인민 위원회 법령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우크라이나 분쟁을 '성전'으로 묘사한 세계 러시아 인민 위원회 법령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제리 필레이(Jerry Pillay) 사무총장은 WCC 회원 교회들을 대표해 WCC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룩한 전쟁"으로 묘사한 제25차 세계 러시아 인민 위원회의 법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지난 3월 27일,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의 지휘 하에 제25차 세계 러시아 인민 위원회의 '러시아 세계의 현재와 미래' 법령이 승인된 바 있다. 이러한 러시아의 입법 및 행정 당국의 조치는 WCC 회원 교회들 사이에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세계러시아인민평의회는 러시아 최대의 공개 포럼으로, 정관에 따르면 평의회 의장은 모스크바 총대주교와 전 러시아 총대주교이며, 그 의장 하에 연례 평의회 회의가 개최된다.

필레이 사무총장은 "최근 법령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른 우려 중에서 세계교회협의회는 '[우크라이나에서의] 특수 군사 작전은 성전이다'라는 진술과 우리가 키릴 총대주교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을 조화시킬 수 없다"며 "관련 WCC 치리회 정책 선언에도 적용되지 않으며, 실제로 그리스도인들이 분쟁 중에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성경적 요구에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WCC의 최고 운영 기관인 2022년 6월 중앙위원회와 2022년 9월 WCC 11차 총회는 "전쟁은 인류와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본성과 뜻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법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비난했으며 또 "무장 공격과 증오를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적 언어와 권위를 오용하는 것"을 거부했다.

필레이 사무총장은 "WCC 최고 통치 기구의 확립된 입장에 비추어 볼 때, WCC는 러시아의 주권 이웃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이고 부당한 침략을 '범죄적인 키예프 정권에 대항하는 러시아 국민의 민족 해방 투쟁의 새로운 단계'로 제시한 법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리고 2014년부터 러시아 남서부 지역에서 진행된 집단 서구' 또는 '현대 우크라이나의 모든 영토가 러시아의 배타적 영향권에 들어가야 한다'는 관점"이라고 말했다

WCC 사무총장은 키릴 총대주교에게 서한을 보내 이 법령이 러시아 정교회 자신의 입장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하는지, 세계교회협의회 회원 교회가 그러한 입장을 어떻게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조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구하는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믿음을 파편적으로 이해한 한국 개신교...은총의 빈곤 초래"

칼빈주의 장로교 전통이 강한 한국 개신교가 '믿음'을 파편적으로 이해한 탓에 '은총'에 대한 신학적 빈곤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13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줄이는 것도 에너지 필요"

기후위기 시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배현주 박사(전 WCC 중앙위원, 전 부산장신대 교수)가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바르트의 인간론, 자연과학적 인간 이해와 대립하지 않아"

바르트의 인간론을 기초로 인간 본성에 대한 자연의 신학적 이해를 시도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이용주 박사(숭실대, 부교수)는 최근에 발행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여성 혐오의 뿌리는 철학과 기독교 사상의 이원론"

여성 혐오와 여성 신학에 관한 논의를 통해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세우며 성서적인 교회론 확립을 모색한 연구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조안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세속화와 신성화라는 이중의 덫에 걸린 한국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목회와신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최영 목사가 기장 회보 최신호에 실은 글에서 기장이 발표한 제7문서의 내용 중 교회론, 이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치를 외면하고 지상의 순례길 통과할 수 없어"

3월 NCCK '사건과 신학'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4월의 꽃, 총선'이란 주제를 다뤘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선거 참여와 정치 참여'란 제목의 글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 형상은 인간우월주의로 전환될 수 없어"

서울신대 박영식 교수가 '기후위기 시대의 신학적 인간 이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박 교수의 창조신학을 엿볼 수 있는 이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기독교가 물질 배제하고 내세만 추구해선 안돼"

장신대 김은혜 교수(실천신학)가 「신학과 실천」 최신호(2024년 2월)에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지구 신학의 형성을 위해 물질에 대한 신학적 반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