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는 우크라이나 분쟁을 '성전'으로 묘사한 세계 러시아 인민 위원회 법령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제리 필레이(Jerry Pillay) 사무총장은 WCC 회원 교회들을 대표해 WCC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룩한 전쟁"으로 묘사한 제25차 세계 러시아 인민 위원회의 법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지난 3월 27일,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의 지휘 하에 제25차 세계 러시아 인민 위원회의 '러시아 세계의 현재와 미래' 법령이 승인된 바 있다. 이러한 러시아의 입법 및 행정 당국의 조치는 WCC 회원 교회들 사이에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세계러시아인민평의회는 러시아 최대의 공개 포럼으로, 정관에 따르면 평의회 의장은 모스크바 총대주교와 전 러시아 총대주교이며, 그 의장 하에 연례 평의회 회의가 개최된다.
필레이 사무총장은 "최근 법령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른 우려 중에서 세계교회협의회는 '[우크라이나에서의] 특수 군사 작전은 성전이다'라는 진술과 우리가 키릴 총대주교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을 조화시킬 수 없다"며 "관련 WCC 치리회 정책 선언에도 적용되지 않으며, 실제로 그리스도인들이 분쟁 중에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성경적 요구에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WCC의 최고 운영 기관인 2022년 6월 중앙위원회와 2022년 9월 WCC 11차 총회는 "전쟁은 인류와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본성과 뜻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법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비난했으며 또 "무장 공격과 증오를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적 언어와 권위를 오용하는 것"을 거부했다.
필레이 사무총장은 "WCC 최고 통치 기구의 확립된 입장에 비추어 볼 때, WCC는 러시아의 주권 이웃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이고 부당한 침략을 '범죄적인 키예프 정권에 대항하는 러시아 국민의 민족 해방 투쟁의 새로운 단계'로 제시한 법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리고 2014년부터 러시아 남서부 지역에서 진행된 집단 서구' 또는 '현대 우크라이나의 모든 영토가 러시아의 배타적 영향권에 들어가야 한다'는 관점"이라고 말했다
WCC 사무총장은 키릴 총대주교에게 서한을 보내 이 법령이 러시아 정교회 자신의 입장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하는지, 세계교회협의회 회원 교회가 그러한 입장을 어떻게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조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구하는 중이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