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식 한일장신대 교수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치인과 목사들의 화려한 말과 레토릭 포장을 가리켜 "위대함의 거품"이라고 일갈하며 청자들에게 "거품을 걷어낼 것"을 당부했다.
차 교수는 "예전에 K 목사가 툭하면 '위대함' 운운하며 거품을 빚었는데 이제 또 설교 짤을 보니 L 목사도 위대함 운운한다"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위대한 일을 시도해 보지도 않는데 어떻게 성령이 임하며 그 위대한 역사가 나와 교회를 통해 나타나겠느냐고 일갈하신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성령이 함께 하지 않고서는 예수를 그리스도(메시야)로 고백할 수 없다고 소박하게 말씀하셨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치판도 총선 후 여야 영수회담이 이뤄지면, 여야 협치가 이뤄지면, 대통령이 겸손하게 민심을 수렴하여 소통 잘하고 민생을 더욱 극진하게 챙기면 금방 우리나라가 위대한 나라 될 것처럼 언론에서 떠든다. 그렇게 위대한 레토릭 몇 개로 위대한 국면이 펼쳐진다면 벌써 이 땅에 지상천국이 실현되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말보다 중요한 게 말의 열매이고, 그 열매로 얼마나 내 주변 사람을 구체적으로 유익하게 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성경에서 강조하는 회개의 열매이고 하나님 나라의 알짬이다"라며 "내 생각에 위대해 보이는 것, 위대하다고 사람들이 떠드는 게 위대한 게 아니라 사소한 것을 꾸준히 하는 것이 위대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차 교수는 특히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en ergo kai aletheia) 사랑하라는 성경의 권고는 진리 되신 그리스도의 기준으로 자신의 운명을 걸고 사랑하라는 메시지다"라며 "허물이 있어 양심의 가책을 느낄 때나, 그렇지 않고 청명한 내면의 상태이거나 일관되게 꾸준히 자신의 일상에 사랑의 에너지를 키워 몸과 돈을 동원해 구체적으로 사랑하는 사랑 이외에는 다 거품에 불과하다는 걸 웬만큼 살다보면 깨닫게 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큰 교회 목사들은 위대함의 거품을 빚는 병통을 잘 살펴 치유하길 바란다. 그 말을 발화하는 순간 위대함은 수증기처럼 증발하여 자신과 교회와 전혀 상관 없는 가치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솔로몬의 그 위대한 권력지향적 영광을 사소하게 여기며 평범한 들에 핀 아네모네 꽃 한 송이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통찰한 예수님의 신학적 미학에 눈 떠야 할 때다"라며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