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50년 된 '목요기도회' 박물관에 자리잡게 해서는 안돼"

김상근 목사, 목요기도회 50주년 기념식 설교서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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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김상근 목사

목요기도회 50주년 기념식이 4일 오후 3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렸다. 이날 손은정 목사(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 NCCK정의평화위원회 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에는 김상근 목사(전 NCCK인권위원회 위원장, 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가 나서 설교를 전했다.

김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하나님의 영이 역동적으로 임했던 50년 전 목요기도회 상황을 회고하며 50주년을 맞은 목요기도회가 "박물관으로 자리 잡게 해서는 안된다. 50주년이 (목요기도회의)이음이자 재창설이 되게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목사는 먼저 "1974년 7월 19일 드디어 첫 기도회를 가졌다. 장소는 여기 교회협의 뒷쪽에 있었던 작은 소회의실이었다"며 "올라 가는 계단, 형사들이 꽉 메워서 있다. 겨우 한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틈만 열려 있었다. 현관에서 계단을 올려다 보면 누구나 기가 질리지 않을 수가 없다. 참석을 포기한 분이 많았다. 목요기도회는 이렇게 시작됐다. 김관석 총무의 아이디어였다. 그것이 역사적인 사건이었다"고 회고했다.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을 중심으로 목요기도회의 특징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김 목사는 "목요기도회. 뭐였던가? 방금 봉독한 성경을 따라 생각해 보자. 봉독한 성경은 유대인의 명절. 오순절에 나타난 현상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제자들에게 결정적인 실망을 안겼다. 모두 흩어졌다. 그런데 죽은 그 예수가 부활하여 승천했다. 흩어졌던 제자들이 다시 모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자연적 비과학적, 비이성적 기록이다. 그런데 거기에서 현재적 영감을 얻을 수 있다. 그 영감을 따라가 보자. 오순절이 되어서 그들은 한 곳에 모였다"며 목요기도회 역시 "흩어져 있던 이들이 모이는 것이다.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으로 흩어졌던 예수의 무리들이 그들이 한 곳에 모였다. 거기에 문턱이 없었다. 거기를 찾는 사람은 누구나 함께할 수 있었다"고 김 목사는 덧붙였다.

이어 "유신 긴급조치로 인해 숨죽이고 흩어져 있던 우리 목요기도회에 모이게 되었다. 어머니는 물론 아버지도 자매 형제는 물론 친구도 신부님은 물론 스님도 신자는 물론 비신자도 맑은 정신으로는 물론 술 취한 이들까지도 누구나 모였다"며 "(그것이)목요기도회다. 거기 가고자 하는 사람 가지 않고는 못 베기는 사람,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다. 그들 모두가 한 곳에 모이는 그것이 목요기도회였다. 문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또 다른 목요기도회의 특징으로 연대를 꼽았다. 그는 "목요기도회는 한 교회의 문화 현상이었다. 모임은 연대다. 연대는 힘이다. 한 곳에 모이는 목요기도회. 하나님께서 역사하셨다.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라고 성경은 기록했다. 하나님의 영이 온 집안을 가득 채우는 현실을 음향적으로 기록한 것이다. 오순절 모임은 하나님의 영이 역사하는 공간이었다"고 전했다.

목요기도회는 현실의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고도 강조한 김 목사는 "마음이 편해졌다. 뭔지 이전에는 경험해 보이지 못했던 분위기 신뢰, 위로, 격려 용기가 넘친다. 내 자식이 감옥에 갇힌 현실 이겨내게 된다. 호소하고 폭로할 수 있게 되었다. 대들고 선도할 수 있게 되었다. 목요기도회는 하나님의 영이 역사했다. 하나님의 역사는 힘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50주년을 맞은 목요기도회가 박물관의 유물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고 소리를 높였다. 그는 "목요기도회는 아픈 사람 힘든 사람, 지친 사람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 고통 당하는 사람들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고소하고 투쟁하려고 할 때 누구에게 기대는가"라며 "세월호와 이태원과 오송 지하차도 참사 가족들 안산 외국인 화재 희생자 가족들. 어디를 찾고 누구를 의지하는가? 외국인 나그네들 누구를 의지할 수 있을까? 여러분 오늘 시대의 명동 상당. 종로5가 역사 속에 이어내자. 박물관에 자리하게 하면 안된다. 목요기도회. 언제나 삶 복판에 자리하게 하자. 50주년 기념은 이음이다. 재창설이다"라고 전하며 설교를 맺었다.

이어지는 2부 순서에는 현장 증언과 노래 등의 순서가 마련됐다. 현장 증언에는 이해동 목사(목요기도회 초기 주역), 이경애 여사 (민청학련 사건 안재웅 목사의 부인), 최연봉 선생(전 동일방직 노동자), 김은혜 선생 (전민노련사건 신철영 선생의 부인) 등이 나섰다. 광화문 횃불밴드 & 민중가수 최도은의 공연 순서도 진행됐다.

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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