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자매 형제를 저주하고 적개시 한 죄를 고백합니다"

NCCK 화통위, 2024년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남북공동기도문 공개

2024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예배가 내달 11일 오후 2시 30분 공덕감리교회에서 있을 예정인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평화통일위원회가 남북공동기도문(남측초안)을 공개했다. 다음은 남북공동기도문 전문.

2024년 한(조선)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문

시편 10편에 기대어

하나님, 어찌하여 멀리 계십니까?
서로의 손을 잡고 오랜 담을 넘나들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서로를 자매 형제가 아니라 적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희망을 담은 채 주고받던 연락들은 차례차례 귾어지고 이제 비방과 두려움만 하늘 바람 타고 오고 갑니다. 모든 약속들은 사라지고 모든 길마다 지뢰가 덧씌워지며 골짜기마다 분노의 메아리가 퍼져가고 봉우리마다 날 선 초소가 세워지고 있습니다. '저들보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힘을 키워야 한다' 되뇌더니 이제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소리치고 있습니다. 하나님, 어찌하여 멀리 계십니까?

하나님, 이 환난의 때에 숨어 계십니까?
이곳 저곳 전쟁의 소식이 끊기지 않는데도 또다시 커다란 전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조선)반도 앞바다에 다른 나라의 싸움배들이 오가고 미사일과 폭탄이 계속 쌓여만 갑니다. 그것으로도 모자란 건지, 이 나라 저 나라 머리를 맞대고 더 크게 싸울 궁리를 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준비해야 흔들리지 아니하며 대대로 환난을 당하지 않으리라'며 저주의 거짓과 포악의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나님, 이 환난의 때에 숨어 계십니까?

하나님, 일어나십시오
주저앉은 우리와 함께 일어나십시오. 증오와 전쟁의 역사를 외면하고 정당화해 온 우리의 해묵은 죄를 주님 발 앞에 쏟아냅니다. 적개심에 휩쓸려 자매 형제를 저주하고 적개시 한 우리의 낡은 죄도, 절망과 낙심에 용기를 잃은 우리의 죄도 함께 쏟아내오니 일어나십시오. 우리가 일어나겠습니다.

하나님, 손을 드십시오
평화를 빚으시는 하나님의 손을 펼치십시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드는 일, 막힌 담을 허물어 하나 되게 하는 일, "내가 너를 고쳐주마" 평화를 약속하신 하나님의 일에 우리 민의 손을 얹겠습니다. 손을 드십시오. 우리가 힘써 손을 들겠습니다.

하나님,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평화를 향한 열망을 주십시오. "평화를 이루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라" 하신 말씀을 남과 북, 북과 남의 교회마다 뜨겁게 새겨주십시오. 서로가 성령의 매는 홀로 얽힌 한 몸이라는 진리를, 평화의 주를 머리로 모신 한 지체라는 고백을, 평화와 화해와 통일이 우리의 소명리나는 믿음을 고백하오니 우리를 잊지 말아주십시오. 우리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하나님, 하나님은 언제까지나 평화의 하나님이시니, 거짓과 목회를 일삼는 모든 이들이 한(조선)반도에서 발붙이지 못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남북·북남 모든 사람들이 손을 잡고 함께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2024년 8월 1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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