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성소수자 환대목회 이동환 목사 '정직2년' 징계무효확인소송 각하

법원, 목회자 양심의 자유 아닌 교회 종교의 자유 손 들어줘

leedonghwan
(Photo : ⓒ이동환 목사 측 제공)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재판장 김형철)는 지난 2019년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한 후 교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022년 감리교회재판에서 정직 2년을 선고받은 이 목사가 서울중앙지법에 낸 징계처분 무효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재판장 김형철)는 지난 2019년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한 후 교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022년 감리교회재판에서 정직 2년을 선고받은 이 목사가 서울중앙지법에 낸 징계처분 무효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했다.

교단 내부 사항은 원칙적으로 법원의 사법 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판례에 따른 결정으로 재판부는 "교인인 원고가 예외적으로 사법심사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이미 정직 기간이 지난 뒤라 소송을 제기해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아울러 법원은 성소수자 축제에서 축복 기도한 이동환 목사의 양심의 자유와 '동성애 동조'를 처벌하는 교회의 종교의 자유가 충돌할 때 종교의 자유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판결에 이동환 목사는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감리교가 지금 하는 일은 반 기독교적이고, 반 예수적인 것일 뿐 아니라 반 인권적이고, 반 사회적인 행태다"라며 "마치 중세에 살고 있는 듯한 아주 낙후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 세워놓은 법과 그로 인한 폭력을 멈추고 바로 잡아야 한다. 정직2년 기간 끝났기에 실익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이런 판례들이 쌓여 교회를 망치고 있을 뿐 아니라 세상을 망치고 있다. 제가 사랑하는 교회가 이렇게 망가져가는 것을 두고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사랑하는 이들이 다치고 죽어가는 걸 그저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잠시 아쉬움을 담되,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 비록 오늘의 결과는 각하이지만 이건 우리가 앞으로 받을 최후의 승리로 가는 길목에 있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라며 "우리는 이미 이기는 중에 있다. 우리는 항소할 것이고, 기어이 승리를 쟁취해 낼 것이다. 감리교는 저의 징계를 이용해 구성원들을 처벌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 징계를 '동성애 찬성 동조'의 긍정적인 선례로 바꾸어냈다. 그래서 끝내 성소수자 차별법인 재판법 3조 8항을 철폐할 것이다. 누구도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는 교회,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일을 우리 노래하고 춤추며 즐겁게 같이 해나가자"고 덧붙였다.

성소수자 환대목회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공동대책위원회의 성명도 발표됐다. 이들은 "혐오와 차별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 감리회 한 교단만의 문제인가. 전국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앞장서고 공공도서관에서 성평등, 성교육 도서를 폐기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는 곳이 다름 아닌 교회 공동체이다"라며 "또한 타 교단에서도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해당 목회자의 징계를 준비하고 있다.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고 혐오를 확산하는 데 앞장서는 교회 공동체를 사법부마저 방관하겠다고 결정한 오늘의 이 판결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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