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린교회 담임목사 취임예배가 3일 오후 3시 향린교회당에서 열렸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담임목사 취임예배에는 서울노회원들과 향린 공동체 구성원들 그리고 도올 김용옥 선생, 정재현 연세대 특임교수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1부 예배에서 강원구 목사(서울노회 전 노회장, 원로목사)는 '사랑으로 진리를 증거하는 교회'라는 제목으로 전한 '하늘뜻펴기'에서 먼저 향린 공동체 구성원들과 5대 담임으로 새로 취임하는 한문덕 목사에게 시대에 뒤쳐지는 신앙이 아니라 시대를 읽고 시대에 적절하게 응답하는 신앙을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특히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위한 목적으로 열린 '1027 연합예배'를 겨냥해 "교회는 몰라도 세상에서는 성소수자를 억압하고 차별하는 신종 마녀사냥 집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진리라는 이름으로 자유를 억압해 온 과오를 반성하고 자유를 억누르는 진리에 대항해 율법이 아닌 사랑으로 진리를 증거하는 교회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노회장 김성희 목사(독립문교회)의 집례로 진행된 취임예식에서 회중 앞에서 취임 서약을 한 한문덕 목사는 노회장으로부터 청빙서를 전달 받으며 향린교회 5대 담임목사로 공식 취임했다.
김경호 목사(강남향린교회)는 권면의 메시지에서 "한문덕 목사의 지금까지 청빙의 과정이 사람의 일에서 비롯되었다면 오늘 이 시간부터는 사람의 이해 관계에 따라 예정되거나 결정된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이 일하신 증거로서 있게 된 자리"라며 향린교회가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향기로운 공동체가 되기를 축복했다.
취임인사를 전한 한문덕 목사는 "오늘 한국교회는 매우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교회가 돈을 추구하고 힘에 기대어서 비상식적인 묻지마 믿음으로 사회적 약자들과 소수자들을 억압하고 미워하기 때문에 뭇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한지 오래댜"라고 운을 뗐다.
한 목사는 이어 "그래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는 날로 추락하고 비록 그리스도인이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 즉 '가나안' 교인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200만이 넘는다. 그런데 교회를 떠난 사람들이 다시 교회로 가고자 할 때 제일 가고 싶어하는 교회 1순위는 올바른 목회자가 있는 교회, 2 순위는 건강한 공동체성이 살아있는 교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린교회는 한국 전쟁이 끝날 무렵 공동체 교회, 입체적 선교, 평신도 교회, 독립 교회라는 창립 정신을 가지고 세워졌고 40주년을 맞이해서 발표한 22개의 갱신 선언에는 이 시대적 과제를 온몸으로 끌어안는다는 그런 마음이 담겨 있어서 그 과제를 실천해 왔고 또 이제 작년에 7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또 이제 남겨진 하나는, 또 남은 열쇠 하나는 제게 넘어온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 목사는 "민중신학이라는 한국신학의 토대를 놓으신 안병무 선생이 꿈꾸었던 공동체의 뜻, 교인의 마음을 어루만져 교회를 성장시킨 김호식 목사의 목회, 통일운동을 비롯해서 사회 선교에 기치를 올리신 홍근수 목사의 예언자 정신, 평신도 중심 사역으로 개혁하는 참 교회를 위해 헌신했던 조헌정 목사의 섬김, 코로나 위기를 넘어서서 광화문 시대의 기초를 놓은 김희헌 목사의 수고를 이어서 이제 제가 올바르게 목회하는 일만이 남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향린교회는 이런 신앙 전통을 이어 넘치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진정한 향기로운 이웃으로 설 수 있도록 또 우리 모두가 청년 예수의 제자가 되어서 신음하는 모든 생명을 섬기는 참 인격이 되도록 향린교회 교우들과 함께 제가 해야하고 할 수 있는 잘 감당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향린교회 5대 담임목사로 취임하는 한문덕 목사는 연세대학에서 신학과 교직(종교과목)을, 태동고전연구소에서 사서삼경을, 한신대 신학전문대학원에서 조직신학을,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직신학과 종교철학(박사)을 공부했다. 교하교회, 백석교회 전도사를 거쳐 향린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하였고, 2015년 11월부터 생명사랑교회에서 9년 간 사역 활동을 전개했다.
2017-2018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학위원회 신학위원으로 봉사했고, 현재 종교간 대화 위원회 위원으로 있다.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강사, 한신대 겸임교수를 역임한 그는 신학과 동양사상의 대화를 통해 우리 삶에 알맞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재구성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으며, 작으나 건강한 교회, 평신도 중심의 사역, 하나님 나라의 선교 사명에 충실한 교회가 되도록 돕는 일에 애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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