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왜 진작 안했을까?” 3대 종단 이웃사랑 실천

나비바자회, 서울 중구 15세대 조손가정들에 후원금 전달

경동교회(박종화 목사)가 종교연합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천주교, 불교 정토회와 함께 이웃 사랑을 실천한 것. 특히 이번 연합에는 세 종단의 지도자들뿐 아니라 평신도들도 참여해 더욱 뜻 깊었다.

▲세 종단이 함께 한 '나비바자회' ⓒ경동교회 제공

지난 2월, 예전부터 친분이 있어 온 박종화 목사, 김홍진 신부(문정동성당), 법륜스님(정토회)은 “종교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나눔과 비움 바자회’, 일명 ‘나비바자회’를 함께 열기로 했다. 이후 이들은 8회에 걸친 준비모임을 교회와 성당 등에서 열었다.

드디어 5월 23일 바자회 당일. 똑같이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이구동성으로 ‘사세요!’를 외치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 무렵, 그들의 손에는 이웃 돕기에 사용될 500여 만원이 쥐어졌다.

“왜 진작 하지 않았을까요? 사실 처음에는 타 종교와 함께 한다는 데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하고 보니, 그들의 이웃사랑에 도전을 받습니다.” 경동교회의 한 평신도는 말했다.

“우리가 얼마나 사회봉사에 게을렀는가 반성하게 되었죠. 사실 우리 교회 성도들 안에는 스스로 수준 높다 하는 자만감, 사회적 우월감 같은 게 있었는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우리가 생각만 많이 하고 실천에는 게을렀다’는 반성을 했습니다.” 전환의 계기가 된 것이다.

또 경동교회는 이번에 중구청에서 연결해 준 어린이들과 교회 청년들을 일대일로 결연할 계획이다.

▲박종화 목사가 나비바자회에서 모아진 수익금을 조손가정에 전달하고 있다. ⓒ이지수 기자

바자회에서 모아진 기금은 후원금과 더해져 총 3천 만원으로 늘어났으며, 이는 18일 경동교회에서 열린 수익금 전달식을 통해 서울시 중구에 거주하는 조손가정 15세대에 전달됐다. 앞으로 4분기에 걸쳐 분할 전달될 예정이다. 12살 손자를 홀로 양육하고 있는 최윤임 할머니는 “우리 손자가 잘 클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좋은 말씀도 많이 듣고, 맛있는 식사도 하고 간다. 즐겁고 좋다”고 말했다.

박종화 목사는 어린이들에게 “힘내라”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경동교회는 내년에도 ‘나비바자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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