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사이비 전광훈 무리의 진면목"

박충구 감신대 은퇴교수, "이념 공세는 합리적 판단 무력화하는 수단"

박충구 감신대 은퇴교수(생명과 평화연구소 소장)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두둔하는 세력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박 교수는 이런 세력의 준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전광훈을 겨냥해 "사이비 이단 기독교 전광훈 교(敎)"라 정의하며 이들이 "도덕적 담론이 아니라, 상대를 악마화하는 이념적 도구를 휘두른다"고 지적했다.

박 전 교수는 14일 '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 모임 제16차 시국논평'에서 "상대에 대해 공포스런 악으로 모는 이념 공세는 우리의 합리적 판단을 무력화하는 수단이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아래는 논평문 전문.

"사이비 전광훈 무리의 진면목"

19세기 말 기독교 복음이 전래한 이후, 한국 개신교는 세계 여타 개신교와 비교할 수 없는 성장세를 보였다. 조선말 왕정의 몰락을 지켜보고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 지배를 경험한 한국 개신교는 유불선 기존 종교와는 다른 대안적 종교로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우월한 서구의 물질문명과 더불어 유입된 서양 종교를 향해 한국인들은 새로운 종교를 통한 사회 변혁 가능성에 희망을 품었다. 남존여비와 같은 유교적 폐습, 주초에 절은 문화, 변화 없는 사회의 지루함을 깨고 신문화 유입의 통로가 된 기독교 선교 운동은 새사람 운동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당시 서양 선교사들은 기독교로 개종한 신자들을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시키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고 선교사 수준 이하의 신학교육으로 한국 교회를 서양 기독교의 정신적 식민 상태로 유지하고자 했고, 네비우스 선교 방식을 도입하여 개교회 자립을 촉진, 경제적으로 생존하는 교회를 이상화했다. 서구 개신교가 비록 다양한 교파로 분립하고 있었지만, 개신교회 간의 일치와 연대, 공동성 속에서 신학적 정체성을 지켜온 전통이 이때부터 왜곡되기 시작했다. 신학 없는 교회 성장을 도모함으로 신학적 기반보다 물적 기반을 경쟁적으로 중시하는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신학적 성숙 없는 교회 성장은 기독교의 신학적 정체성을 무너뜨려 한국 개신교는 교파를 불문하고 물신주의와 개교회주의의 늪에 빠져들었다. 신자 수가 곧 교회의 재정적 기반으로 환산되어 모든 목회자가 신학적 훈련 없는 교회 성장에 매진하는 경향을 보였다. 여기서 다양한 종교 혼합주의가 일어나 '꿩 잡는 게 매'라는 식의 전도 방법이 한국 교회를 휩쓸었다. 곳곳에서 신학적 바탕이 없는 감상적인 부흥회가 폭발적으로 일어났고, 언변이 능한 복음 전도자의 만담 설교에 울고 웃는 이들이 무리를 이루었으며, 신적 능력을 행사하는 치유 집회가 여기저기서 열렸다. 이런 식으로 일어난 개신교의 수적 부흥은 선교사들을 한국에 파송한 서구 기독교 사회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교회의 비정상적인 양적 성장에는 매우 비복음적인 악의 속성이 숨겨져 있었다. 첫째는 물신주의적 풍조, 둘째는 개교회주의의 독선, 셋째는 세속 정치와의 야합이 그것이었다. 교회 성장에서 얻은 물질적 풍요를 영적 성장으로 읽는 물신 숭배의 문화는 비신학적인 헌금 강요의 관습을 집단 이기성에 빠진 개교회에 비판 없이 유통해 개신교를 착취적 종교로 변질시켰다. 한국 교회처럼 십일조를 비롯한 무수한 헌금 항목으로 신자를 착취하는 교회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들에게 있어서 교회 성장은 신자의 삶과 사유의 성숙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신자 수의 증가를 의미했고, 신자 수는 다시 헌금으로 환산되어 물신적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 되었다.

물신주의적 성장으로 교회의 비대화가 일어날 때, 개체교회는 더 큰 금력과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 결과, 열심히 바치며 헌신과 복종을 마다치 않는 거대한 신자 무리를 거느린 독선적 목회자일수록 더욱 신묘한 영성가로 추앙받게 되었다. 이러한 영성가일수록 추종하는 신자들과 돈과 권력을 통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들의 지배력은 교단의 고위 교권을 점유하고, 문어발식 자산 확장 사업으로 개체교회를 살찌우는 데 그치지 않았다. 마침내 신자들의 머릿수를 표밭으로 여기며 눈독 들이는 세속 정치권력자와 거래했다. 거룩하지 못한 종교와 정치 사이의 연합이 형성되었던 것이다.

물신주의에 빠져 독선적 권위를 행사하며 개체교회 안에서 왕 노릇을 하는 이들이 시혜를 베풀 듯 손을 잡아주는 정치 집단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물신주의를 비판하지 않고, 권위적인 권력의 행사를 마다하지 않는 반민주적인 정치 세력이다. 이들은 근본적으로 탐욕스러워서 지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사회를 설득하지 못하고, 도덕적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들은 도덕적 담론이 아니라, 상대를 악마화하는 이념적 도구를 휘두른다. 민주 세력을 향하여 거품을 물고 친북, 종북, 주사파, 빨갱이라는 낙인을 찍는 이유이다. 상대에 대해 공포스런 악으로 모는 이념 공세는 우리의 합리적 판단을 무력화하는 수단이다. 그 하나의 악성 표현형이 바로 우리가 오늘 목도하고 있는 사이비 이단 기독교 전광훈 교(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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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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