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정치 목사로 알려진 전광훈으로 과잉 대표되는 기독교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교회 차원에서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기로 했다.
23일 정기 실행위원회를 개최한 NCCK는 시위 현장에서의 전광훈 목사 발언과 행동이 기독교를 대표하는 것처럼 비치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며 "한국교회가 입장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김종생 총무는 "과잉 대표되고 있는 기독교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공교회의 소리보다는 어쩌면 시위 현장에서 나타나는 과잉 대표되는 이 소리가 마치 기독교의 소리처럼 그래서 '개독교'라는 이름이 어쩌면 우리들에게 별명처럼 따라붙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밝혔다.
앞서 총무보고에서는 "비상계엄은 가짜뉴스가 아니라 실제 상황이었다. 천만다행으로 국회의 재빠른 대처로 가결되었고,비상계엄 해제가 선포되기에 이르렀다"며 "우리 사회는 이미 '감정의 양극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증오의 정치가 우리 사회를 지배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 시대는 상식의 시대가 아니라 몰상식의 시대이다. 합리성의 시대가 아니라 주술의 시대이다. 이성의 시대가 아니라 감정의 시대이다. 살림의 시대가 아니라 파괴의 시대이다. 사랑의 시대가 아니라 증오의 시대로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증오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며 인간의 존엄과 이성과 헌법을 파괴 중이다. 일부 시민들은 증오를 신으로 추앙하며 폭력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때 교회는 증오의 어둠을 걷어내고 주님이 보여주신 온전한 사랑의 길, 비폭력의 영성을 보여주어야 하겠다. 나나 우리 공동체와 다른 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증오가 아닌 사랑을 선택할 수 있도록 그 길을 열어가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NCCK 실행위원들은 양극화를 부추기며 물의를 일으키는 전광훈 목사와 관련해 "전 목사의 한 마디에 그동안 쌓아왔던 한국교회 이미지가 수포로 돌아간다"며 "그에 따른 폐해를 알리는 내용을 비롯해 이 상황을 방관한 한국교회의 회개와 자성의 목소리를 포함한 성명을 발표하자"고 뜻을 모았다.
NCCK는 진보 개신교 연합기구로 현재 예장 통합과 감리교, 기장, 복음, 기하성, 루터, 구세군, 성공회, 정교회 등 9개 회원 교단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회원 교단들은 NCCK와 함께 연대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성명 내용은 총무단에게 일임했다.
*글/기사가 마음에 드신다면 베리타스 정기구독 회원이 되어 주세요. 회원가입 방법은 하단 배너를 참조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