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조찬기도회 회장과 부회장의 '매관매직'이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다.
김건희 특검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조찬기도회 회장과 부회장의 '매관매직'이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다. 1966년 여야를 초월해 나라와 민족, 국가 지도자를 위한 기도를 목적으로 시작된 국가조찬기도회가 정체성을 잃고 표류하는 모양새다.
이번 논란이 뼈아픈 것은 국가 최고 권력자에게 금품 로비를 통해 직을 거래하는, 부정부패의 정점인 '매관매직' 의혹의 중심에 그간 개신교계 정교 유착의 고리로 꾸준히 비판받아 온 '국가조찬기도회'의 몸통과 같은 지도부가 있었다는 점이다.
먼저 이봉관 회장(서희건설 회장)은 사위에 대한 청탁의 대가로 고가의 귀금속을 건넸다고 한다. 알선수재나 뇌물죄 혐의를 피해갈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지 그는 인사청탁을 위해 6천만원 대의 '반 클리프' 목걸이 등 모두 합쳐 1억원이 넘는 귀금속을 김건희 씨에게 건넸다고 자백했다.
이배용 부회장(국가교육위원장)도 수사망을 피해가지 못했다. 특검팀은 "김건희씨 귀금속 수수 의혹 사건 관련 이 위원장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28일 밝혔다. 특검은 김 여사 가족회사의 공흥지구 등 부동산 특혜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하는 과정에 이 부회장이 건넨 금거북이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편지 등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장소가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의 세속적인 욕망을 채우는 일그러진 공간으로 왜곡된 것이다. 정교유착 고리가 명확하게 드러난 이상 국가조찬기도회는 나라를 위해 기도할 때가 아니라 단체의 존립을 걱정하며 기도해야 할 처지가 됐다.
정체성을 잃어버린 조직은 사멸될 수밖에 없듯이 벌써부터 국가조찬기도회 폐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대표 정태윤 집사는 29일 자신의 SNS에 국가조찬기도회 간부가 연루된 이번 부정부패 사건을 두고 "국가조찬기도회가 아니라 국가로비기도회가 아니냐"며 폐지를 촉구했다.
목회자들은 더이상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최고 권력자들과 함께 기도하고 만찬을 즐기는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여길 일이 아니다. 국가조찬기도회가 폐지 수순을 밟지 않으려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뼈를 깎는 쇄신과 반성이 필요하다. 먼저는 정체성 회복이다.
국가조찬기도회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곳이지 최고 권력자의 안위를 위해 기도하는 곳이 아니다. 이는 최초 국가조찬기도회를 조직한 고 김준곤 목사의 설립 정신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나라와 민족이 먼저고 그 다음이 위정자들이다.
국가조찬기도회 순서지에 하나님이 보이지 않는 점도 묵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각종 순서에는 내로라 하는 화려한 대형교회 목사들의 이름과 고위 공직자들의 이름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특정인을 돋보이게 할 것이 아니라 순서를 단순화 하더라도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여백 마련에 힘써야 한다.
또 마지막으로 기도회 간부들과 참석자들은 실천적 무신론자들이 되기를 포기해야 한다. 겉으로 종교적인 행동을 하면서 거룩한 척 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자기 욕망을 따라 자기가 주인으로 살며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살아가는 위선적인 신앙인으로 살지 않기로 결단해야 한다.
겉과 속이 다른 '회칠한 무덤'과 같은 실천적 무신론자들이 모여있는 기도 집회에는 하나님의 임재가 있을리가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정말로 뼈를 깎는 자성과 회개의 열매가 없는 한 국가조찬기도회는 차라리 문을 닫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것이 작금의 현실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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