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회장 이강평)는 23일 ‘여성안수에 대한 제 3차 공청회’를 열고 여성안수를 허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찬반논쟁을 폈다. ⓒ이지수 기자 |
산하 250개 교회를 두고 있는 한기총 가맹 교단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회장 이강평)가 여성안수를 허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팽팽한 찬반 논쟁을 펴고 있다.
협의회는 23일 서울기독대학교에서 가진 ‘여성안수에 대한 제 3차 공청회’를 끝으로 찬반 논거 수집을 마치고, 오는 9월에 총회에서 여성안수 허용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는 아직까지 여성안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최근 ‘허용해달라’는 청원이 잇따르자, 협의회는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3회 개최키로 하고 23일 마지막 공청회를 마쳤다.
이날 공청회에서 여성안수 ‘반대’ 쪽 발제자로는 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장성영 서울기독대 교수가, ‘찬성’ 쪽 발제자로는 역시 협의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조동호 한민대 교수가 나섰다.
장성영 교수는 “교회 지도자 자리에 여성이 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면서도 여성안수를 강력히 반대했다.
반대의 근거로 그는 성경의 모든 안수자와 피안수자가 남성이라고 말했다. 야곱이 요셉의 두 아들을 안수한 것, 모세가 여호수아를 안수한 것, 예수 그리스도가 치유 시 안수한 것 등을 두고 “모든 안수자는 남성”이었다고, 디모데가 장로의 회에서 안수 받은 것, 바나바와 바울이 파송 시 안수 받은 것 등을 두고 “남성만 안수 받았다”고 말했다.
장 교수의 발제에 대해 권상훈 박사(서울기독대)는 “그리스도교회협의회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학자의 고뇌가 담긴 발제”라며 찬동의 뜻을 표했다.
여성안수 ‘찬성’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조동호 목사는 성서에서 여성안수를 뒷받침하는 뚜렷한 근거를 찾아볼 수는 없지만, 현대에 와서 여성목회자들은 남성목회자 못지 않은 목회 능력을 보이고 있다며 찬성의 뜻을 표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후 열린 국가기도회 때 설교를 맡은 목사가 그리스도의교회와 뿌리를 같이 하는 '그리스도의제자들'(제자회)의 총회장인 샤론 와킨스(Watkins) 여성 목사였다고 밝혔다. 또 미국 제자회에서 여성목사 비율은 1990년 15%, 2000년 22%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조 목사는 “근본주의 노선을 걷는 몇몇 교단들을 제외한 복음주의 노선을 걷는 거의 모든 교단에서 이미 여성안수가 시행되고 있다”며 여성안수를 강력 옹호했다.
또 목사들은 ‘오로지 기도하는 일과 말씀사역에 힘쓰는 일꾼(행6:4)’이라며 “여기에 남녀노소의 차별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