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AI 시대 목회는 기술을 배척하거나 무비판적 수용 말아야"

김흡영 교수, '테크노-로고스' 대신 '테크노-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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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김흡영 강남대 명예교수

제10회 신앙고백모임(회장 박은호 목사) 포럼이 27일 오후 서울 연동교회에서 'AI 문명 시대의 목회와 신학'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번 모임은 AI 시대를 맞아 목회와 신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질문하고 응답하기 위해 기획됐다.

강사로 나선 김흡영 교수(한국과학생명포럼 대표, 전 강남대학교 조직신학 교수)는 인공지능(AI)의 확산을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인간 존재와 문명의 방향을 다시 묻게 하는 '문명적 전환의 위기'라고 규정했으며 동시에 교회의 AI 기술 이해의 한계도 짚었다.

김 교수는 특히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기술을 대하는 방식이 '기술 낙관주의'와 '기술 혐오주의'라는 두 극단에 머물러 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목회 효율성만 추구하거나, 반대로 반기독교적 요소로 간주해 배척하는 태도 모두 한계를 지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배경에는 기술을 계산과 통제, 효율의 수단으로만 이해하는 서구적 사고방식인 '테크노-로고스(Techno-logos)'가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을 효율적 도구로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거나 반대로 배척하는 태도 모두 '테크노-로고스(Techno-logos)'라는 서구적 기술 이성에 갇혀 있다고 비판하며 그에 대한 대안으로 '테크노-도(Technodao)'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테크노-도(Technodao)'는 동아시아의 '도(道)' 사상과 기독교의 '도의 신학(Theodao)', 그리고 그리스도의 자기비움(케노시스) 정신을 결합한 새로운 기술 윤리 프레임워크다. 김 교수는 "기술을 정복과 지배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 공동체가 함께 살아가도록 조율하고 양성하는 파트너로 이해해야 한다"며 "기술의 중심에 십자가의 자기비움과 생명 살림의 원리를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테크노도는 △ 설계: 통제 중심이 아닌 '무위' 기반의 양성 △ 공간: '인(仁)과 예(禮)'를 통한 관계 회복 △ 생태: 자연과의 조화 △ 협력: 인간과 기술의 공존 △ 목적: 효율이 아닌 '샬롬' 이라는 다섯 가지 핵심 원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목회 현장에 대한 적용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설교 준비 과정에서 AI가 자료 검색과 초안 작성에는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설교 자체는 목회자의 기도와 신앙고백, 현장의 삶이 담긴 '성육신적 해석'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AI가 만든 문장은 정보 전달에 머물 수 있지만, 설교는 설교자의 삶과 공동체 현실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되는 사건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AI 시대 목회자의 새로운 상으로는 '디지털 선비(Digital Seonbi)'를 제안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목회자는 기술을 잘 활용하는 기능인이 아니라, 기술의 유익과 위험을 분별하고 인간 존엄과 공동체 신뢰를 지켜내는 영적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기술의 폭주 속에서 샬롬의 방향을 제시할 때 AI 문명도 인간을 억압하는 우상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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