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박진영 '무할례자 복음' 주장...정통 구원론과 성경해석에서 짚어야 할 쟁점

"할례자·무할례자 복음" 구분...선교 대상의 차이를 구원 방식의 차이로 확대 해석했다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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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JYP 박진영 씨가 '우리 교회는 무슨 파예요?'라는 질문에 첫열매들 교회의 교리적 입장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JYP엔터테인먼트 수장인 가수 박진영 씨가 자신이 참여하는 '첫열매들'의 교리적 정체성을 직접 설명하면서, 그가 제시한 구원론과 성경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박 씨는 지난 19일 '첫열매들'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박진영 씨 교회 무슨 파예요?'라는 영상에서 자신들의 신학적 계보를 설명하며 "무할례자들에 대한 복음파"라는 명칭을 제시했다.

그는 자신들이 웨슬리안 감리교의 구원론과 근본주의 독립침례교·세대주의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하면서도 기존 교파들과는 다른 독자적인 교리를 발전시켰다고 주장했다. 특히 갈라디아서 2장에 등장하는 '할례자들에게 복음'과 '무할례자들에게 복음'을 서로 다른 구원 방식으로 구분하고, 현재 시대에는 '무할례자들에게 대한 복음'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석은 정통 기독교의 성경해석과 구원론의 관점에서 여러 가지 중요한 검토가 필요하다.

갈라디아서 2장의 '할례자·무할례자'는 다른 구원법을 뜻하는가

가장 먼저 살펴볼 부분은 박 씨가 자신의 교리적 근거로 제시한 갈라디아서 2장 7~9절이다. 바울은 이 본문에서 자신에게는 "무할례자에게 복음"이 맡겨졌고 베드로에게는 "할례자에게" 맡겨졌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문맥상 이는 서로 다른 복음이나 서로 다른 구원의 조건을 뜻하기보다 각각 유대인과 이방인을 향한 사도적 사역의 대상과 역할을 설명하는 문맥이다.

본문은 이어서 "그들이 우리에게 악수의 교제를 하였다"고 기록하며, 바울과 바나바는 이방인에게,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은 할례자에게 가기로 했다고 설명한다. 성경 주석에서도 '할례자'와 '무할례자'는 각각 유대인과 이방인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유대인에게 적용되는 복음"과 "이방인에게 적용되는 복음"을 각각 다른 구원 원리로 구분하는 것은 본문의 직접적인 문맥을 넘어선 해석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 오히려 바울은 로마서에서 "하나님은 한 분"이시며, 할례자와 무할례자를 모두 믿음으로 의롭다 하시는 하나님이라고 설명한다.

"바울서신에는 죄가 예수님에게 넘어간다는 내용이 없다"는 주장도 논쟁적

박 씨가 제시한 또 하나의 핵심 주장은 대속을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누는 것이다. 그는 기존 기독교가 말하는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담당하셨다"는 방식과, 바울서신에서 강조하는 "예수님과 함께 죽고 부활했다"는 방식을 서로 다른 복음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정통 기독교의 대속론에서 그리스도께서 죄인을 대신해 죽으셨다는 개념은 바울서신의 핵심적인 복음 선포 가운데 하나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5장 3절에서 자신이 받은 복음의 핵심으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셨다"고 증언한다.

또한 바울은 고린도후서 5장 21절에서 그리스도와 죄인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대속과 의의 전가를 논의한다. 따라서 "죄가 예수님에게 넘어간다는 개념은 바울서신에는 없다"고 일반화하는 것은 바울의 대속론 전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그리스도와의 연합' 역시 성경적인 개념이다. 로마서 6장과 갈라디아서 2장 20절 등은 신자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연합하는 사실을 강조한다. 문제는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과 신자의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서로 경쟁하는 두 개의 구원 방식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정통 기독교에서는 두 개념을 서로 배타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리스도께서 죄인을 대신하여 죽으셨다는 대속과, 믿는 자가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새 생명을 얻는다는 사실은 구원 사건을 설명하는 서로 다른 측면으로 이해된다.

"예수님의 아내가 되는 것이 죄 사함의 원인"이라는 표현도 주의가 필요

박 씨는 영상에서 "예수님의 아내가 되는 것이 죄 사함의 결과가 아니라 원인"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성경이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신랑과 신부의 관계로 설명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을 개인의 죄 사함이 성립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연결하는 것은 별도의 신학적 논증이 필요하다.

정통 기독교의 칭의론에서는 죄인이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함을 받는 근거를 인간의 어떤 신분이나 내적 변화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순종과 희생, 그리고 그 의를 믿음으로 받는 것에 둔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역시 칭의를 설명하면서 하나님께서 죄를 용서하시고 그리스도의 순종과 만족을 신자에게 전가하신다고 설명한다. 믿음은 그리스도와 그의 의를 받아 누리는 수단이지, 믿음 자체가 의의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명시한다.

따라서 '신부'라는 성경적 은유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은유를 죄 사함의 법적·구원론적 원인으로 확대하는 순간 정통 칭의론과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시대마다 구원의 조건이 달라진다"는 주장은 더 큰 검토 필요

박 씨의 설명 가운데 신학적으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시대에 따라 영생을 얻는 조건이 달라진다는 주장이다. 그는 현재 시대에는 믿음으로 영생을 얻고 잃어버리지 않지만, 이전 시대와 앞으로 있을 환난 시대에는 행위가 요구되며 구원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세대주의적 성경해석과 연결된 주장으로 볼 수 있다. 세대주의 내부에도 다양한 입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세대주의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비정통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시대에 따라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함을 받는 근본적인 구원의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고 주장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바울은 로마서 4장에서 아브라함이 율법의 행위가 아니라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사실을 설명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브라함의 믿음이 할례를 받기 전부터 의로 여겨졌다는 점이다. 이는 유대 시대에는 행위가 구원의 조건이었고 오늘날에는 믿음이 구원의 조건이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구분하기 어렵게 만드는 본문이다.

신약 역시 구원이 인간의 행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으며 믿음으로 받는 선물임을 강조한다. 에베소서 2장 8~9절은 구원이 은혜로 말미암으며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라고 명시한다.

"할례자 복음"과 "무할례자 복음"이라는 명칭 자체가 성경의 표현과 다른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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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JYP 박진영 씨가 '영생을 얻은 후에 잃어버릴 수 있느나?'라는 질문에 첫열매들 교회의 교리적 입장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박 씨는 "우리가 나눈 것이 아니라 성경이 나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구분이 필요하다. 성경에 실제로 '할례자들에게'와 '무할례자들에게'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것과, 그 표현을 서로 다른 구원론적 복음으로 체계화하는 것은 동일한 일이 아니다.

갈라디아서 2장의 본문 자체는 베드로와 바울의 사도적 사역 대상을 설명한다. 본문은 두 복음의 구원 조건을 설명하기보다, 동일한 복음이 서로 다른 선교 대상에게 전해지는 상황을 다룬다.

오히려 바울은 로마서 3장에서 유대인과 이방인을 모두 동일하신 하나님께서 믿음으로 의롭다 하신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할례자 복음'과 '무할례자 복음'을 별개의 시대적 구원 방식으로 규정하는 것은 **본문에 있는 표현을 신학적 체계로 확장한 독자적 해석**이라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믿음의 시작은 사람이 하고 완성된 믿음은 받는다"는 표현도 구분해서 볼 필요

박 씨는 자신이 오랜 기간 "하나님, 저 믿어요. 그런데 안 믿어져요.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했고 어느 순간 믿음이 주어졌다고 간증했다. 이러한 개인적 신앙 경험 자체를 평가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를 일반적인 구원론으로 설명하면서 '완성된 믿음이 하나님으로부터 전달된다'는 식으로 표현할 경우에는 신학적 설명이 필요하다. 정통 기독교에서도 믿음은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역사에 따른 선물이라는 고백이 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역시 믿음이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것이 특정한 순간에 어떤 '완성된 믿음'을 초자연적으로 전달받아야만 구원이 확정된다는 별도의 교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구원의 확신 역시 개인의 특별한 체험만으로 판단하기보다 그리스도의 약속과 복음에 대한 믿음, 성령의 증거와 삶의 열매 등을 함께 살피는 것이 정통 기독교의 일반적인 이해다.

"주요 12개 교파 중 9곳은 영생을 잃을 수 있다"는 분류도 신중해야

박 씨는 가톨릭, 정교회, 성공회, 오순절교, 루터교, 감리교, 성결교, 재림교 등을 포함해 12개 교파를 분류하고, 영생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교파가 다수이며 그렇지 않은 교파는 장로교·개혁교·침례교 등 소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독교의 교파와 교단을 '영생을 잃을 수 있는가'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단순 분류하는 데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다. 같은 교파 안에서도 구원론과 성도의 견인, 배교, 칭의와 성화에 관한 신학적 설명에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독교인 전체의 93.3%와 6.7%"라는 수치는 어떤 통계 모집단과 교단 분류 기준을 적용했는지 명확히 제시되지 않는다면 객관적인 기독교 전체의 통계처럼 받아들이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족보'보다 복음의 내용

박 씨는 이번 영상에서 "우리 교회는 족보가 있다"고 강조했다. 웨슬리안 감리교와 근본주의 독립침례교, 세대주의 등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자신의 교리적 계보를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에서 어떤 교회의 정통성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단순한 '신학적 족보'가 아니라 그 교회가 성경의 복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가르치는가에 있다. 박 씨가 주장하는 회개와 믿음, 거듭남,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영생의 확신 등에는 역사적 기독교의 중요한 언어들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그 위에 얹힌 아주 위험하고 독특한 해석이다. 특히 ▲갈라디아서 2장의 '할례자·무할례자'를 서로 다른 구원 방식으로 구분하는 것 ▲그리스도의 대속과 성도의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서로 다른 복음으로 나누는 것 ▲시대에 따라 영생을 얻는 조건이 달라진다고 보는 것 ▲'예수님의 아내가 되는 것'을 죄 사함의 원인으로 설명하는 것 등은 정통 기독교의 구원론과 성경해석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기독교 신앙에서 새로운 해석이 등장할 수는 있다. 그러나 새로운 교리를 주장할수록 그 근거는 특정 인물의 성경 읽기나 개인적 체험이 아니라 성경 전체의 문맥과 역사적 기독교의 신앙고백을 통해 검증돼야 한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박진영 씨가 어떤 '파'에 속하느냐에만 있지 않다. 그가 말하는 '무할례자들에 대한 복음'이 성경이 실제로 가르치는 하나의 복음에 대한 새로운 표현인지, 아니면 성경의 서로 다른 본문을 결합해 새로운 구원론적 체계를 만든 것인지가 보다 본질적인 질문이다.

정통 기독교의 관점에서 볼 때 성경이 증언하는 복음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죄의 용서와 의롭다 하심,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지는 새 생명을 서로 분리된 구원법으로 나누지 않는다. 바울 역시 자신이 전한 복음을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셨다"는 복음으로 요약한다.

따라서 첫열매들이 앞으로 자신들의 교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해 책으로 출간한다면, 그 내용이 갈라디아서 2장의 문맥과 신약 전체의 복음, 그리고 역사적 기독교의 핵심 신앙고백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를 중심으로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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