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씨(사랑제일교회 원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제111회 총회가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이단성을 지니고 있다'고 결의한 가운데, 전 목사 측이 "충분한 소명 기회조차 보장되지 않은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사랑제일교회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예장통합 총회의 이번 결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단성 판단 과정에서 당사자에게 충분한 설명과 반박의 기회가 제공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예장통합 제111회 총회는 이날 오후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의 전광훈 목사 관련 연구보고서를 표결에 부쳤으며, 재석 1,006명 가운데 642명이 찬성하고 364명이 반대해 연구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대위는 전 목사의 발언에서 구원론과 계시론·성경관, 성령론 등과 관련해 정통 기독교 신앙과 양립하기 어려운 요소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입장문에서 전광훈 목사의 목회 경력을 강조했다. 교회 측은 전 목사가 "40년 이상 한국교회 안에서 목회와 부흥사역을 이어왔고, 오랜 기간 목회자 교육에도 힘써 왔다"고 밝혔다.
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연임하는 등 교계의 주요 직책을 맡아 활동해 온 목회자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경력을 가진 목회자에 대해 이단성을 판단하면서도 정작 당사자가 문제로 지적된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반박할 수 있는 소명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채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랑제일교회는 입장문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반박할 소명 기회조차 보장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단성 심사는 신학과 교리가 기준돼야"
전 목사 측은 이번 이단성 판단에서 정치적 활동과 사회적 평가가 근거로 제시된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이단성 여부는 신학과 교리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정치적 활동이나 사회적 평가가 판단 근거에 포함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교회 측은 "신학과 교리로 판단해야 할 이단성 심사에 정치적 활동과 사회적 평가까지 판단의 근거로 제시된 점 역시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 목사 측이 총회 결의 이전에 공개한 상세 소명서에서도 제기했던 주장이다.
전 목사 측은 지난 14일 공개한 소명서에서 이대위가 문제 삼은 개별 발언만으로 이단성을 판단하기보다는 전 목사의 전체 설교와 신학적 입장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단성 판단은 정치적 입장이나 사회적 평가가 아니라 신학과 교리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소명 기회 놓고 총회에서도 논쟁
소명 기회 문제는 예장통합 총회 현장에서도 쟁점으로 다뤄졌다. 총회장 권위영 목사는 이대위에 전 목사 측에 대한 서면 또는 대면 조사가 있었는지를 물었고, 김태수 직전 이대위 위원장은 제107회기 연구 당시에는 전 목사 측으로부터 서면 답변을 받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별도의 답변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대위 측은 관련 규정이 당사자에게 소명 기회를 '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반드시 대면조사나 답변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반면 총회 현장에서는 당사자의 소명권과 절차적 정당성을 보다 엄격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전 목사 측은 이 같은 절차를 문제 삼으며 이번 결의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전광훈 목사 측은 총회 결의를 앞둔 9월 14일에도 예장통합 이대위에 상세 소명서를 공개했다. 당시 소명서에서 전 목사 측은 이대위가 문제 삼은 발언들이 실제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리로 가르쳐졌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부흥사역 과정에서 사용된 강한 표현이나 수사적 표현을 그 자체로 교리적 명제로 해석해서는 안 되며, 개별적인 문장보다는 설교 전체의 맥락과 전 목사가 지속적으로 가르쳐 온 신학적 입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목사 측은 당시 소명서에서 2022년부터 2025년까지의 사역 및 설교 자료를 자체적으로 분석했다며 이대위가 문제 삼은 사례의 '반복성'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다만 이러한 자료와 해석은 전 목사 측이 제출한 소명 내용에 따른 주장이라는 점에서 별도의 구분이 필요하다.
사랑제일교회 "법적 대응 포함 필요한 절차 밟겠다"
사랑제일교회는 이번 결의에 대한 대응도 예고했다. 교회 측은 이단성 규정이 한 목회자의 신앙과 명예뿐 아니라 그가 섬기는 교회와 성도들에게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 같은 판단일수록 엄격한 절차와 충분한 소명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랑제일교회는 "충분한 소명 기회조차 보장하지 않은 이번 결정의 정당성을 끝까지 따져 묻겠다"며 "법적 대응을 포함해 이를 바로잡기 위한 필요한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예장통합의 결의로 일단 교단 차원의 판단이 내려졌지만, 전광훈 목사 측이 절차와 판단 근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후속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논쟁에서는 이단성 판단의 신학적 기준, 개별 발언과 지속적인 교리의 관계, 당사자의 소명권과 절차적 정당성, 정치적·사회적 활동과 신학적 판단의 경계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앞서 예장통합 제107회 총회는 2022년 전광훈 목사에 대해 당시 기준으로 "이단으로 규정할 만한 사상이나 가르침은 없다"고 판단했지만, 제111회 총회 이대위는 이후에도 문제로 지적된 주장이 반복됐다고 보고 기존 판단을 재검토했다.
이번 결의에 대해 전 목사 측이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한 만큼, 향후 교단 내부의 후속 조치와 함께 이단성 판단의 절차와 기준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