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본사 정문 앞. 28일 경찰은 지게차 등을 동원해 정문 앞에 놓여있던 각종 장애물들을 철거했다. 현재는 장애물이 있던 자리에 노조측의 가족 등이 자리를 메우고, 경찰의 공권력 투입에 항의하고 있다.
지난 25일 노사 간 협상이 무산되자 경찰의 공권력 투입이 초 읽기에 들어갔고, 쌍용자동차 현장에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앞서 쌍용자동차 주요 시설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경찰측과 노조측은 110여 명의 부상자를 낸 바 있다.
노조측으로의 식수 반입은 경찰측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고 있으며 어제 27일까지는 부상을 당했거나 지병이 있는 노조원들의 치료를 위해 의료진의 출입이 허용됐지만 28일엔 이마저도 출입이 통제됐다. 다만 의약품만 노조원들이 있는 쌍용자동차 본사로 반입될 수 있었다.
쌍용자동차 사태를 둘러싸고, 현장에서 부단히 활동하고 있는 다솜교회 장창원 목사는 28일 전화 통화에서 “어제(27)까지만 해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의사들이 쌍용자동차 본사 안으로 들어가 진료를 봤지만 오늘(28)부턴 이마저도 경찰에 의해 철저히 통제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 평택 NCC 관계자들이 지난 24일 쌍용차 현장을 방문한 NCCK 권오성 총무와 회의를 하고 있다 ⓒNCCK |
평택 NCC는 지역교회들 그리고 종교간 연합 활동을 통해 쌍용자동차 사태 발발 초기부터 관심을 갖고, 활동해왔다. 평택 NCC는 ‘종교인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쌍용자동차 현장에서 경찰의 공권력 투입의 부당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여는가 하면, 시위도 전개했다.
노동운동을 하는 장창원 목사는 평택 NCC 등에서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한 각종 물품 등을 쌍용자동차 본사가 봉쇄되기 전에 노조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평택 NCC는 이밖에도 노사 간 대화와 협상이 전개될 수 있도록 종교인들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경찰의 무리한 공권력이 투입될 시 용산참사 10배에 달하는 대형참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 장창원 목사는 또 평택 NCC 등이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무리한 공권력 사용 자제 요청’을 위해 여러 루트로 경찰청장과의 면담을 시도하고 있으나 경찰측의 미온적 반응으로 성과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중재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장창원 목사는 “지분의 상당량이 산업은행 등 정부로 넘어갔기에 현재의 사측은 쌍용자동차의 주인이라고 할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난 25일 있었던 노사 간 협상에도 지키지 못하는 약속을 할 수 밖에 없어 (사측이)꼬리를 뺀 것이 아니냐”고 했다.
장 목사는 이어 “사태의 해결을 위해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며 “(정부가)평화적인 방법으로 중재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NCCK 권오성 총무는 지난 24일 평택 쌍용자동차 현장을 방문, 평택 NCC 등 지역교회 관계자들로부터 현장 소식을 전해 들었고, 이달 말일까지 ‘시국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쌍용차, 용산사태 등에 관한 실제적인 행동에 돌입하기로 했다.